임신한 여성의 혈액과 남편의 타액 검사만으로 태아의 게놈지도를 만들어 다운증후군 등 태아의 유전병 발병 여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현재 태아의 유전병 여부를 알기 위해 널리 사용되고 있는 침습 방법은 임신부의 자궁에 침을 찔러 넣어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새로운 방법은 학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워싱턴대 게놈과학 연구진이 임신 18주의 임신부와 태아의 아버지에게서 각각 채취한 혈액과 타액에서 유전자 정보를 얻어 태아의 게놈지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6일 보도했다. 또 이렇게 얻은 게놈지도를 태아가 태어난 후 채취한 제대혈을 통해 만든 게놈지도와 비교한 결과 98%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게놈지도를 통해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나 염색체를 분석하면 다운증후군이나 마르판증후군(일명 거인병이라 불리는 혈관계 희귀질환) 등 유전병 발병 여부를 알 수 있다”며 “이 방법은 시험단계가 아니라 지금도 충분히 상용화될 수 있는 수준으로 5년 안에 가격은 매우 싸지고 정확도는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방법이 태아의 유전병 발병 여부를 쉽게 알 수 있게 해 낙태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발간하는 ‘사이언스 병진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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