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1000명’ 美로펌 파산신청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부채 3억달러… 역대 최대

변호사가 1000명 이상인 미국 뉴욕의 대형 로펌 듀이 앤드 르부프(Dewey & LeBoeuf)가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부채가 3억1500만 달러(약 3700억 원)로 미 로펌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신청이다. 브루킹스연구소는 ‘로펌의 파산신청이 잇따라 미국의 로펌 비즈니스가 죽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듀이 앤드 르부프는 28일 맨해튼 연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으며 부채를 갚기 위한 청산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로펌의 역사는 100년이 넘는다. 한때 변호사만 1400명, 직원 2500명, 해외 지사가 26개였다.

하지만 다른 로펌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거액의 보수를 약속하는 등 과도한 성장 전략 때문에 파산에 이르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여기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축된 법률시장이 결정타 역할을 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부터 하우리 앤드 사이먼, 헬러 에어먼, 코더트 브러더스 등 유명 로펌들이 잇달아 파산을 신청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클리퍼드 윈스턴과 로버트 크랜들 수석연구원은 29일자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로펌 소속 변호사들이 과도한 몸값과 수임료를 고집해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 로스쿨을 마친 변호사들이 ‘본전 생각’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시장은 변해 인터넷으로 법률문제를 해결하는 개인이 늘고 법인은 싼 비용으로 고용할 수 있는 사내 변호사를 선호하면서 로펌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로펌은 은행 대출만 받을 수 있고 은행과 펀드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없는 규제도 경영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뉴욕#듀이 앤드 르부프#파산보호 신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