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이단아’ 치프라스 佛-獨 방문 국제정치 데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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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좌파리더와 연쇄회동
구제금융 문제점 집중 부각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사나이’ ‘유로존의 운명을 한 손에 쥔 남자’로 불리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급진좌파연합(시리자당) 대표(사진)가 유럽 정치 무대에 나섰다.

치프라스 대표는 21일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지난달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장뤼크 멜랑숑 전 좌파연대 후보와 피에르 로랑 공산당 대표를 만났다. 22일에는 독일 베를린에서 좌파당 공동대표인 클라우스 에른스트와 원내대표 그레고어 기지를 만난다. 그는 유럽 경제의 쌍두마차인 두 나라에서 긴축 일변도인 구제금융의 문제점을 적극 부각할 계획이다.

수려한 외모를 자랑하는 38세의 토목기술자 출신 정치인인 치프라스 대표는 6월 17일 2차 총선에서 유로존의 운명을 좌우할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그가 이끄는 시리자당은 중도 우파 신민주당과 1당을 다투고 있다.

1974년 태어난 치프라스 대표는 골수 좌파다. 고교생 시절부터 공산당청년연합에 가입해 각종 집회나 토론에 참여하며 논리 정연한 주장과 언론 인터뷰로 주목을 받았다. 아테네기술대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할 때도 학생운동에 전념했고 전국학생연맹 중앙위원(1995∼1997년)으로도 활동했다.

대학 졸업 후 시나스피스모스(좌파·생태운동)당에 가입해 당의 청년연맹 대표(1999년)를 지낸 그가 정치권에 이름을 알린 건 2006년 아테네 시장 선거. 2001년 시나스피스모스 등 좌파 정치 세력들이 결성한 시리자당 후보로 출마한 당시 선거에서 그는 돌풍을 일으키며 3위에 올랐다. 이어 특유의 카리스마로 2008년 그리스 정당 사상 최연소인 34세에 시나스피스모스당 대표가 된 데 이어 이듬해 시리자당 대표에 올랐다.

치프라스 대표는 2009년 총선에서 당선됐고 시리자당은 13석을 확보했다. 그는 ‘부채 상환 중단, 긴축 중단, 구제금융 재협상’을 내세우지만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원치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해 “유로존을 떠나는 건 현명치 않다. 회원국의 이익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넥타이를 싫어하고 오토바이 타기를 즐기는 완벽주의자로 아테네 축구단 파나티나이코스의 팬인 그는 고등학교 동기동창이며 좌파운동 동지인 컴퓨터 엔지니어 페리스테라 바지아나 씨와 20년 동안 동거하며 아들 한 명을 두고 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치프라스#데뷔#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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