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밀월시대’ 다시 열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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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푸틴’ 첫 해외 방문지
G8 열리는 美 안가고 中 택해

러시아와 중국이 급격히 가까워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은 이달 중순 미국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 불참키로 했다. 반면 취임 이후 첫 해외 방문지로 중국을 택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11일 “푸틴 대통령이 내달 5∼7일 중국을 국빈 방문해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취임 후 첫 외국 방문”이라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9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18, 19일 미국 워싱턴 인근 캠프 데이비드 대통령 별장에서 열리는 G8 정상회의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대신 새 총리가 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이 참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불참 이유로 내각 구성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분석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G8 정상회의 불참 결정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추진 중인 유럽 미사일 방어(MD) 시스템 구축과 러시아 야권의 푸틴 대통령 취임 반대 시위에 대한 미국의 지지 등에 불만을 표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러시아와의 연대에 적극적이다. 올해 가을 중국의 차기 최고 지도자에 오를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은 푸틴 대통령의 6월 중국 방문을 “매우 중시한다”고 밝혔다고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가 12일 전했다.

시 부주석은 방중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11일 베이징(北京)에서 만나 “양국 관계를 확고부동하게 발전시키는 것은 외교적 주요 우선 사안 중 하나”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시 부주석은 “푸틴 대통령이 SCO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이 기구의 두 번째 10년을 맞는 시점과도 맞아떨어진다”며 “이 기구의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에 중요한 의미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는 미국에 맞서기 위해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4월 말 역시 중국의 ‘차기 총리’로 유력한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도 러시아를 처음 공식 방문해 중-러 관계의 강화를 적극 다짐했다. 중-러는 최근 사상 최대 규모의 합동 군사훈련을 벌였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중국#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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