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北정권 지원한다는 것은 환상"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3일 15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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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북한 정권을 지원하고 있다는 믿음은 러시아의 대외정책 노선에 대한 가장 잘못된 환상 가운에 하나라고 크렘린 고위 관계자가 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4년 통치를 정리하는 현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흔히 북한을 반미주의의 상징으로 여기며 그들에게 매달리지만 그러한 상징이 우리에게 왜 필요한가"라고 반문하며 "그것은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까지 계속 어떠한 핵실험도 용납될 수 없다고 말해왔다"며 "러시아는 미국이나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북한의 핵문제에 우려를 갖고 있으며 이는 북한이 바로 우리와 국경을 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가 북한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은 아마 가장 큰 환상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리는 아직 북한의 새 지도자인 김정은과 직접적인 접촉을 하지 않고 있으며 그와 얘기를 나눈 적도 없다"며 "하지만 최근의 결정(로켓 발사 결정)은 '좀도둑과 골무'의 결정임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의 줄기찬 만류에도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것이 국수주의적 결정임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다행히 실패로 끝나고만 로켓 발사는 순화해서 말해 불필요한 것이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에는 어떤 형태의 탄도로켓 발사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러시아에 아무런 좋은 일도 하지 않았으며 북한의 정책은 허풍과 위협, 공갈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익명이긴 하지만 러시아 정부의 고위 관계자가 북한에 대해 이처럼 강도 높은 비판 발언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 관계자의 발언이 북한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속내를 솔직히 표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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