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다빈치 최후의 대작을 맞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30일 03시 00분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이탈리아 천재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그린 대작 ‘성(聖) 안나와 성 모자(母子)’가 18개월간의 복원 작업을 마치고 29일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일반에 다시 공개됐다.

이번 ‘다빈치 최후의 걸작, 성 안나와 성 모자’ 특별전에는 최근 스페인에서 발견돼 화제가 된 모나리자의 쌍둥이 복제작도 함께 전시됐다.

‘성 안나와 성 모자’는 성모마리아의 어머니인 성 안나가 자기 품에 앉은 딸과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다빈치가 1501년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손이 마비되면서까지 20년 동안 투혼을 불사른 당대 최고의 걸작이다. 그의 몇 안 되는 완성작 중 하나이면서 다빈치 회화의 모든 것이 총체적으로 응축된 작품이다. 안식일의 제물이 될 어린 양을 통해 아기 예수의 비극적 운명을 나타내고 있는 종교화다.

1651년 발견된 ‘성 안나’는 퐁텐블로성과 베르사유궁 등을 전전하며 많이 훼손됐고 도중에 이뤄진 얼룩과 점 제거 작업 등이 오히려 작품에 손상을 가져와 2009년 논란 끝에 복원이 최종 결정됐다. 복원은 덧칠 제거 등 세정과 광택 작업을 통해 화려한 색상을 되찾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작품이 지나치게 밝게 복원되고 아기 예수의 몸에 있던 흰 점이 제거된 것 등에 반대하며 루브르의 회화책임자 장피에르 퀴쟁 등 2명의 간부가 지난해 사임하기도 했다.

‘성 안나’ 특별전의 또 다른 즐거움은 스페인 프라도 국립박물관에서 발굴돼 지난달 공개된 ‘쌍둥이 모나리자’가 원작과 함께 전시되는 것. 쌍둥이 모나리자는 원작이 그려진 16세기 초 다빈치의 두 핵심 제자였던 프란체스코 멜지 또는 안드레아 살라이 중 한 명이 직접 원작을 보며 그린 것으로 추측돼 세계적 관심을 끌었다. 원작과 달리 젊고 환한 얼굴의 모나리자에게 눈썹이 있는 게 특징이다.

당초 루브르는 두 작품을 나란히 전시하는 방안을 고민했으나 안전과 공간의 문제로 결국 따로따로 진열했다. 박물관 측은 “두 개의 그림을 옆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환상적일 것이다. 그러나 안전상 원작을 다른 장소로 옮길 수도 없고 복제작을 원작 옆에 놓기에는 하루 2만여 명의 관람객이 더 늘어나는 걸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본보 2월 3일자 A2면 ‘쌍둥이 모나리자’ 복제화, 스페인 미술관서 발견


6월 25일까지 이어질 특별전에서는 다빈치와 제자들이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130여 점의 데생과 기하 다이어그램, 편지 등 진귀한 자료도 함께 전시된다.

이번 특별전은 최근 유럽을 달구고 있는 다빈치 열기를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에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베키오궁(시청사)에 있는 조르조 바사리의 벽화 속 안쪽 공간에 다빈치가 1503년 미완성으로 그렸다는 전설 속의 벽화 ‘앙기아리 전투’가 숨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럽 미술계는 바사리의 벽화를 부수고 존재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앙기아리 전투’ 발굴 작업을 할 것인지 논쟁 중이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르네상스#다빈치#이탈리아#모나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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