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성-베트남 여성 국제결혼, 美NYT에도 보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5일 15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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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트남 여성과 나이 많은 한국 남성과의 국제 결혼이야기가 뉴욕타임스(NYT)에 보도됐다.

NYT는 12일 젊은 베트남 여성이 한국에서 신부감을 찾기 어려운 나이 많은 한국 남성들과 결혼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국에서는 베트남 및 동남아로 신부감을 찾는 남성들을 데리고 가는 결혼 중개업체가 붐을 이루고 있고 한국 남성들은 해외에서 급조된 만남을 통해 결혼할 상대를 고른다고 보도했다.

베트남 동남부의 조그만 마을인 꽝 엥(QUANG YEN)이 고향인 부이 티 투이(27·여)씨는 2007년 어머니와 함께 수도 하노이시의 한 가라오케바를 찾았다. 당시 22살이었던 투이 씨는 한국에서 온 50대 중반인 김 모씨를 처음 만났다. 투이 씨와 그녀의 어머니는 처음에는 나이차가 너무 많이 나는 것에 대해 꺼려했지만 김 씨가 자신과 결혼할 사람의 집에 매달 100달러(약 11만 원)씩을 보내줄 것을 약속하자 투이 씨는 그와 결혼하기로 결정했다.

항만노역자를 전전했던 그의 아버지는 모래와 돌을 옮기고 한달에 120달러(약 13만 원)밖에 벌지 못해 항상 가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4년 간 생활한 투이 씨는 1년 전 남편과 헤어져 현재 자녀와 살고 있다. 남편은 4년 동안의 결혼 생활 동안 880달러(약 99만 원)만 고향에 보내줬다. 투이 씨의 막내여동생 역시 한국 남성과 결혼한 후 서울에서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 매달 100달러(약 11만 원)씩 집에 보냈다.

고향의 가족들은 막내딸이 보내준 돈을 모아 25년 된 낡은 집 대신 새집을 짓기로 결정했다. 새 집을 짓는 총 비용은 2만 달러(약 2200만 원). 비용의 절반은 막내 딸이 보내주는 돈으로 충당했다. 빨간 지붕의 2층집은 예전의 낡은 집과 비교해 '으리으리한 자태'를 자랑한다. 투이 씨의 어머니 느구엔 티 느구엣씨는 "이 집은 우리와 어린 딸들이 꿈이다"고 감회를 밝혔다.

NYT는 이렇게 베트남 딸들이 한국 남성과 결혼해 한극에서 송금하는 돈으로 꽝엔 같은 작은 마을에 번듯한 새 집이 들어서는 씁씁한 현실을 전했다. NYT는 젊은 베트남 여성들이 가난한 현실을 벗어나 더 잘 살고 싶다는 생각에, 또 유교적 문화가 보편화된 베트남 여성들이 부모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효심에 이러한 결정을 내린다고 전했다.

느구엣씨는 현재는 한국에 살고 있어 볼 수 없는 셋째 딸의 명석했던 어린 날을 회상하며 "손주들이 성인이 되면 이곳에서 같이 살 수 있기를 바란다"고 작은 희망을 밝혔다.

백연상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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