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월가 시위대, 뜻밖의 원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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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중소기업인들 중심 ‘美사회 변화 필요” 공감… 180만 달러 후원하기로

미국 뉴욕과 뉴저지 주에서 유명한 벤앤드제리아이스크림의 공동 대표인 벤 코언과 제리 그린필드 그리고 몇 명의 기업인이 2월 26일 뉴욕 맨해튼 교회에서 월가 시위대원들과 만났다. 기업인들은 월가 시위대원들이 계속 활동할 수 있도록 기부금을 제공하고 싶다는 뜻과 함께 어떻게 기부금을 나눠줄 것인지를 밝혔다.

지난해 8월 이후 들불처럼 번졌다가 최근 소강상태인 월가 점령 시위대가 뜻밖의 지원 세력을 만났다. 뉴욕 소재 기업인을 중심으로 월가 시위대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운동자원 그룹’이 결성됐다.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코언은 “많은 기업인이 그동안 미국 사회의 변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부족한 점이 많았다”며 시위대 지원의 배경을 설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자신들의 부족한 부분을 월가 시위대원들이 채워주고 있어 이들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코언은 “월가 시위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가 발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조직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180만 달러(약 20억 원)의 후원금을 마련하기로 했으며 이미 30만 달러(약 3억4000만 원)를 모았다. 이들은 미 전역의 월가 시위대들로부터 지원 신청서를 받아 시민운동가 5명과 함께 검토를 한 뒤 시위대별로 2만5000달러씩을 나눠줄 계획이다.

이 조직에 동참한 기업인들은 주로 중소업체나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이다. 미용기기 업체인 트위저만의 설립자인 달 라마그나, 엔터테인먼트업체 임원인 리처드 푸스, 필라델피아에 있는 화이트도그 카페의 설립자인 주디 윅스 씨 등이 참여했다.

월가 시위를 지지한 대표적인 기업가는 ‘부자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고 수차례 밝혔던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다. 이번에 기부 의사를 밝힌 기업인들도 버핏 회장과 같은 취지로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영화배우 수전 서랜던, ‘피터 폴 앤드 메리’라는 노래로 유명한 포크 가수인 피터 얘로 등 유명 인사 200여 명이 2월 28일 맨해튼 주코티 공원에서 평화 시위를 벌였다”며 “조용하게 월가 시위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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