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日 대지진 그 후 1년, ‘죽음의 땅’ 후쿠시마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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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8일 0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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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뉴스 방송화면 캡쳐.
채널A 뉴스 방송화면 캡쳐.
[앵커멘트]

1년 전 대규모 방사능 누출 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은
여전히 복구되지 못한 채 시한폭탄 같은 존재로 전락해버렸습니다.

방사능에 오염된 주변지역은 죽음의 땅으로 변한 지 오랩니다.

재앙의 땅 후쿠시마 현지 르포,
윤경민 국제부장이 취재했습니다.

[채널A 영상]주인이 버리고 간 소들은 참혹하게…

[리포트]

2011년 3월 12일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대규모 방사능 누출

그로부터 1년.

후쿠시마 원전으로 향하는 모든 길은 봉쇄됐습니다.

[스탠드업]
여기서 이쪽 방향으로 20km만 가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가 나옵니다. 원전으로부터 반경 20km 범위 내에는 피난구역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따라서 이처럼 경찰관들이 검문검색을 강화하며 허가증이 없는 사람과 차량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피난을 거부한 채 원전 10km 지점에서 사는
한 주민의 도움을 얻어 피난구역 내부로 들어가봤습니다.

[스탠드업]
저는 지금 원전으로부터 10킬로미터 구역에 있는
도미오카 마을의 상점가를 지나고 있습니다.

지금 문을 열어놓은 상점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물론 사는 주민들도 없습니다. 사람의 흔적도 보이지 않습니다.
고요한 정적만이 흐르고 있는 마치 유령같은 마을로 변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번화가를 빠져나와 주택가로 향하는 사이
갑자기 검은 소 한 마리와 마주쳤습니다.

지금 소 한마리가 지나고 있습니다.
여기 축사가 다 방치된 상태기 때문에 소가 지금 마을 거리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먹을 것을 찾아 거리를 헤매는 소는
이 마을에만 수백 마리.

마을 안의 한 버려진 축산농가를 찾아가봤습니다.

[스탠드업]
"원전사고 후 급히 피난을 떠난 주인이 버리고 간 소들입니다. 모두 뼈와 가죽만 남긴 채 죽어 있습니다"

이 축사에만 60여 마리가 있었지만
모두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우리마다 사체의 흔적이 널부러져 있습니다.

우리 안에 갇힌 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고스란히 굶어 죽은 겁니다.

마쯔무라 씨도 원전사고 직후 다른 주민들처럼
피난을 떠났지만 한 달도 안돼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피난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마쯔무라 나오토 / 도미오카 마을 주민]
(기자)왜 혼자만 피난을 거부하는가?
"거부라기보다 누가 살아 있는 이 가축들을 돌보겠나?"

(마쯔무라 씨 촬영 화면)
주인 잃은 멧돼지와 소 등 온갖 가축과 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것이 마쯔무라 씨의 일과입니다.

이 곳의 방사능 오염 정도는 얼마나 될까?

집 마당에서 방사선량을 측정해보니 시간당 8마이크로 시버트,
사고 전의 백배가 넘습니다.

[스탠드업]
"원전사고 직후에 비해 방사능 수치가 낮아지긴 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닙니다. 이곳에서 피난을 거부한 채 10개월 넘게 살고 있는 마쓰무라 씨의 경우 체내오염이 심각할 수준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검사 결과 완전 피폭으로 판명됐습니다.

[인터뷰] 마쓰무라 운전 중 인터뷰
(기자)병원에서 검사받았나?
"받았다"
(기자)결과는?
"완전 피폭이다"

원자력 대재앙의 비극 앞에서 무기력해진 인간

버림받은 가축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주인 잃은 애완동물들이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죽음의 땅 후쿠시마.

15만 명에 이르는 후쿠시마 원전 난민이
안심하고 고향 땅으로 돌아갈 날이 과연 올 것인지,
현재로선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죽음의 땅 후쿠시마현 도미오카마치에서
채널A뉴스 윤경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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