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아랍국들, 시리아반군에 무기 지원 중”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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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개국 외교장관 탄압중단 촉구… 유엔-아랍 공동특사에 코피 아난
홈스서 부상당한 佛 여기자 “수술받게 구해달라” 동영상 등 각국 기자들 도움 요청 쇄도

“넓적다리뼈가 부러졌어요. 이곳을 벗어나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부상으로 몸을 가누기 힘들어 보이는 한 여성이 어두운 방 허름한 침대에 누워 고통을 호소한다. 간혹 폭발음도 들린다. 영상의 주인공은 21일 시리아 홈스에서 정부군의 폭격에 부상을 당한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 특파원 에디트 부비에 씨(31). 부비에 씨는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린 6분 32초짜리 영상에서 “반군 의료진이 최대한 치료를 해주고 있지만 장비가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다. 폭격이 없는 레바논 국경지대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프랑스 정부와 국제구호단체에 도움을 호소했다. 부비에 씨는 21일 홈스의 임시 미디어센터에 가해진 정부군의 폭격으로 대퇴부 골절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정권의 양민 학살 현장을 취재하다 숨지거나 부상당하는 기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중상자들을 안전한 의료시설로 옮길 방법이 없어 국제사회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부비에 씨를 응급치료한 한 아랍인 의료진은 영상에서 “부상이 심각하다.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국 주간지 선데이타임스 소속 사진기자 폴 콘로이 씨도 “다리 3곳에 큰 부상을 입었다. 영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한다”고 말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이처럼 시리아에서 기자들의 피해가 속출하는 데 대해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은 “과거 종군기자들은 전쟁 당사국의 한쪽에 소속돼 비교적 안전했지만 요즘 아랍 시위나 시리아의 경우 내전 성격이어서 전장에 홀로 뛰어들다 보니 안전 보장이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 CNN방송은 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다수의 아랍 국가가 시리아 반군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23일 “시리아 반군은 어디서든, 어떻게든 그들 자신을 보호할 수단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여론은 어리석은 태도를 유지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반군에 대한 세계적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국제사회도 시리아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 국가를 비롯한 세계 60여 개국 외교장관들은 24일 튀니지에서 ‘시리아의 친구들’ 회의를 열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폭력적 탄압을 중단하고 권력 이양을 촉구했다. 한편 유엔은 23일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을 유엔-아랍연맹의 시리아 공동특사로 임명했다.

정윤식 기자 j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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