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0세 미만 산모 절반이 ‘싱글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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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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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과 아이를 스스로 부양할 수 있으니까 남편 따윈 필요 없어요.”

미국 오하이오 주 로레인에 살고 있는 테리사 프라고소 씨(25)는 결혼하지 않고 혼자 아이를 낳아 키우는 싱글맘이다. 그는 “과거 여성들은 남성에 경제적으로 의존해 왔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한다. 로레인에 사는 앰버 스트래더 씨(27)도 두 아이를 혼자 낳아 키우고 있다. 스트래더 씨는 “몇 년 전 첫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남자친구와 결혼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당시 남자친구는 담뱃값을 빌릴 만큼 내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와의 결혼은 또 다른 아이와 함께 사는 것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들처럼 ‘아이는 갖고 싶지만 남편은 필요없다’며 혼자 아이를 낳아 키우는 싱글맘이 급증해 미국 내 30세 미만 산모의 절반을 넘어섰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워싱턴의 연구단체인 ‘아동 추세’가 미 국립보건통계센터의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미국에서 출산한 30세 미만 여성 중 53%가 싱글맘이었다. 같은 해 전체 산모 중 싱글맘의 비율은 41%로 1999년의 33%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보고서는 과거 싱글맘이 저소득층과 소수인종에서 많이 나타났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교육수준이 높은 백인과 중산층에서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로 인해 경제능력이 감소한 젊은 세대 사이에 결혼해 봤자 별로 달라질 것이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결혼을 꺼리는 싱글맘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결혼을 하면 가구 소득이 증가해 정부의 식료품 보조 등 복지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점도 싱글맘 증가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프랭크 퍼스타인버그 펜실베이니아대 사회학과 교수는 “결혼은 사치재가 됐다”고 지적했다.

부모의 이혼에 영향을 받아 결혼을 꺼리는 경우도 있다. 브리타니 키드 씨(21)는 “열세 살 때 이혼한 엄마처럼 될까 봐 두려워 아이 아빠인 남자친구와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적으로 남편에게 의존했던 키드 씨의 어머니는 이혼 후 경제난을 겪어야 했다. 일부에서는 성적 개방성의 증대와 과도한 사회보장제도로 젊은이들이 결혼을 꺼린다고 지적한다.

NYT는 관련 연구들을 인용해 싱글맘의 자녀들은 학교 교육을 제대로 마치기 어렵고 정서적, 행동적 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여섯 살 된 딸을 혼자 키우는 리사 메르카도 씨는 “(이러한 연구 결과가) 전혀 놀랍지 않다. 일을 하고 집에 돌아가면 피곤해서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다가도 결국 그냥 잠들어 버리고 만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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