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그리스 “긴축 개혁안 수용” 최종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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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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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축소외 모두 받아들여… 12일 의회서 처리
디폴트 위험 벗어나… 유럽 경제불안 해소될 듯

그리스 정부와 정치권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요구해온 긴축 개혁안을 대부분 수용하는 내용의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고 9일 그리스 총리실이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한국 시간 10일 새벽) 열리는 긴급 유로존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에서는 그리스에 대한 1300억 유로 규모의 2차 구제금융 지원과 그리스 부채 축소를 위한 민간채권단의 손실분담(PSI)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정치권의 구제금융 조건 합의안은 늦어도 12일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국채금리에 안정화를 보이는 가운데 그리스가 디폴트 위험에서 벗어나게 됨에 따라 유럽 경제의 불안한 요인들이 상당 부분 제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리스 정부와 정당 대표들은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트로이카’가 2차 구제금융 지원 대가로 요구한 재정 긴축조치 중 연금 축소 부분을 제외한 모든 요구사항을 받아들였다. 민간 부문 최저임금 23% 삭감, 보너스 축소, 공공 부문 연내 1만5000명 감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1.5% 규모의 추가 긴축 등을 수용하기로 한 것. 여기에 연금 축소 문제까지 진통 끝에 합의됨에 따라 2차 구제금융을 위한 모든 난관이 해결됐다.

연금감축안에 반대해온 라오스당의 게오르게 카라차페리스 대표도 “보충적 연금 축소(3억 유로 상당)에 관한 작은 견해차는 해결되고 구제금융 조건 합의안이 늦어도 12일까지 의회에 제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긴급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에 참석하기 위해 떠나면서 “유로그룹이 2차 구제금융 지원 문제에 긍정적인 결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리스 의회는 긴축 합의안과 정부 부채를 줄이기 위한 PSI를 골자로 한 국채 교환 관련 법안을 12일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PSI 협상은 민간채권단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에 70%의 손실률을 적용해 평균 표면금리 3.5%의 장기채권으로 교환하는 것이다.

이어 그리스 정부는 13일 민간채권단에 국채 교환 이행을 정식 요청한 후 다음 달 20일 145억 유로 규모 국채의 만기가 되기 전에 관련 절차를 모두 마치고 디폴트를 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리스 노동계는 정치권이 긴축조치에 합의한 것에 항의하기 위해 10, 11일 48시간 총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그리스 민간 채권단 가운데 최대 채권자인 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경제활동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어느 정도의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며 “하지만 경기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고 말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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