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난동 때 무장괴한 난입… 이집트 경찰은 막지 않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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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紙, 홈팀 선수 목격담 보도나흘째 항의시위, 12명 사망

1일 이집트에서 일어난 최악의 축구장 난투극을 경찰이 조장 혹은 방조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5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난투극이 벌어질 당시 각각 경기장 안과 밖에 있었던 홈팀 알마스리의 쌍둥이 선수의 증언을 전했다. 알마스리팀 주장인 형 카림 제크리(26)는 “경기가 끝난 뒤 홈팀 팬들의 공격에 놀란 원정팀 팬들이 한꺼번에 나가려 했지만 밖으로 나가는 두 개의 철문이 완전히 잠겨 있었다”고 했다.

이날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고 경기장 밖 카페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동생 무함마드는 “경기장 안에는 평소엔 플라스틱 병조차 들고 들어가지 못하는데 이날은 입장권 검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후반전이 한창 진행될 때 날카로운 흉기를 든 무장 괴한들이 경기장으로 진입했지만 경기장 밖에 있던 50명가량의 경찰은 아무 제지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홈팀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빠지지 않고 참관하던 주지사와 경찰국장이 이날 오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축구장 난투극을 방관한 군부와 경찰을 규탄하는 시위가 4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시위로 총 12명이 사망하고 2500명의 부상자가 속출했다. 카이로 시위대는 경찰 감독부서인 내무부로 돌진하려다 경찰이 봉쇄하자 인근 국세청 건물에 불을 질렀다. 경찰은 5일 내무부 청사 진입로인 만수르 거리에 콘크리트 벽을 세우는 등 전면 봉쇄했다. 이집트 일간지 알아람은 “국가안전보장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콘크리트 벽을 넘어서는 시위대에 발포할 수 있는 권리를 의회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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