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재 동참을” 美 아인혼 한달만에 또 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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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혼 조정관
아인혼 조정관
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이란·북한제재조정관이 최근 미국의 국방수권법 발효에 따른 이란 제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16일 한국에 온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한 달 만에 다시 이뤄지는 방한이다.

12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아인혼 조정관은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테러금융 담당 차관보를 비롯한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대표단은 방한 동안 외교부,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등을 방문해 국방수권법에 담긴 이란 제재의 구체적인 내용과 이행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아인혼 조정관은 이 자리에서 한국에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을 포함해 구체적인 이란 제재 협력 방안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제한하는 만큼 다른 산유국에 증산을 요청하고 이를 통해 원유 수입을 다변화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의사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아인혼 조정관은 국방수권법이 발효되기 전인 지난해 12월 초에도 방한해 한국이 이란 제재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당시 한국에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이라는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이란의 핵개발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가능한 한 빨리 강력하고 통일된 방식으로 행동을 취해야 한다”며 한국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미국은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을 중국과 일본에 보내 이란 제재에 협력해줄 것을 잇달아 요청하는 등 주요국들을 상대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이 이처럼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정부는 제재 동참으로 인한 국내의 경제적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의 이란 제재에 맞춰 국제사회가 움직이고 있는 만큼 우리도 수위를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국방수권법의 예외나 면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수권법의 예외를 인정받으려면 이란산 원유의 수입을 ‘비중 있는(significant) 규모’로 줄여야 한다.

일부에서는 이란산 원유의 비중을 현재의 9.6%에서 2010년 수준(8.3%)으로 낮추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180일의 유예 기간이 남아 있는 만큼 양국 인사들이 앞으로도 수차례 더 오가면서 논의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국내의 준비 상황을 고려하고 주변국의 움직임과도 보조를 맞추는 등 고려할 요인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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