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요, 마닐라병원서 긴급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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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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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도주 우려 있다”
아로요측 “혐의 날조” 반발

지난해 퇴임한 글로리아 아로요 전 필리핀 대통령(64·사진)이 선거결과 조작 혐의로 18일 경찰에 체포됐다.

필리핀 경찰은 이날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아로요 전 대통령이 입원 중인 마닐라의 한 병원으로 찾아가 영장을 집행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2007년 상원의원 선거 당시 야당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남부 마긴다나오 주의 선거결과를 조작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아로요 전 대통령을 이날 기소했다. 필리핀에서 최고 형량이 징역 40년인 선거 조작 혐의로 전직 대통령이 기소된 것은 처음이다.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은 “아로요 전 대통령을 재판에 회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로요 전 대통령 측은 선거 조작 혐의가 날조된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제임스 부카요 총경은 “아로요 전 대통령은 지금 경찰의 구금 아래 있다”며 “그의 건강 상태 때문에 밖으로 데리고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병실 바깥에 경찰관을 배치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며 건강이 호전되면 교도소로 이송할 방침이다.

아로요 전 대통령은 희귀성 뼈 질환을 외국에서 치료하겠다며 15일 마닐라 국제공항을 통해 출국을 시도하다 정부에 제지당한 뒤 병원에 입원했다. 2001년 부통령이었던 아로요는 조지프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사건으로 사임하자 필리핀 역사상 두 번째 여성 대통령에 올랐다. 이후 여러 차례의 탄핵과 쿠데타 위기를 모면하며 2010년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했다. 퇴임 후에는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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