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뒷심 부족… 中 딴죽… ‘환태평양 FTA’ 벌써 삐걱

동아일보 입력 2011-11-16 03:00수정 2011-11-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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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연안 국가 간의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논의가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지대 탄생을 향해 급팽창하고 있지만 TPP가 순조롭게 출범할지는 불투명하다. 협상 참여국 가운데 미국에 이어 2위 경제국인 일본의 참여가 확정되려면 넘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이 TPP 참여 의사를 밝히자 캐나다 멕시코가 따라온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일본은 TPP 성사의 열쇠를 쥐고 있다. 일본이 협상 도중 빠지면 TPP는 졸지에 힘을 잃고 표류할 개연성이 크다. 참가국이 12개국이나 돼 개방 폭과 범위를 놓고 서로 다투다 보면 세계무역기구(WTO)의 다자간 통상교섭인 도하라운드처럼 아무런 결실을 보지 못하고 흐지부지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이 협상에 끝까지 남아 TPP 회원국이 될 수 있을지에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TPP 추진론자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모든 상품에 대한 예외 없는 관세철폐와 상품뿐만 아니라 서비스와 인적교류까지 개방하는 것이 원칙인 TPP에 가입하려면 노다 총리는 농업, 금융, 의료 등 개방 반대세력을 설득해야 한다. 하지만 노다 총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장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날인 11일 밤에서야 결단을 내릴 정도로 막판까지 흔들렸다.

노다 총리는 귀국 직후인 15일 국회에서 TPP 반대 의원들의 추궁에 “아직 TPP 협상의 참여 여부를 결정한 게 아니다. 어떤 예단도 하지 말라”며 APEC 정상회의 때와 달리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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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제 막 교섭참여 의사를 밝힌 일본을 벌써부터 거칠게 몰아붙일 태세다. 미 통상대표부(USTR)는 11일 일본과의 사전협의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제한 규제와 일본 자동차시장 진입 규제 문제를 거론했다. 가장 큰 골칫거리는 일본우정의 보험사업. 미국 측은 일본우정이 정부의 신용을 등에 업고 각종 보험상품을 파는 것이 공정경쟁에 위배된다며 일찌감치 문제제기를 해왔다. TPP 협상이 시작되면 이 모든 사안은 일본을 수세에 몰아넣을 수밖에 없는 내용들이다.

미 백악관이 14일 미일 정상회담 직후 “일본이 전 품목에 대한 교섭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자료를 내자 일본 총리실이 항의하며 수정을 요구한 것은 시장개방을 둘러싼 미일 간의 의견 불일치가 존재하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한편 미국 주도의 TPP를 경계하고 있는 중국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과 그 밖의 아시아 6개국(한국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뉴질랜드)이 참여하는 동아시아포괄적경제파트너십(CEPEA)을 들고 나온 것도 변수다. 그동안 중국은 CEPEA에 인도가 참여하는 것에 소극적인 입장이었지만 TPP가 급물살을 타면서 더는 지체할 수 없게 됐다. 중국은 19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이를 공식적으로 제기할 예정이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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