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유네스코 가입… 美 재정지원 중단여부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일 03시 00분


173개 투표국 중 107국 찬성… 한국-영국-日 등은 기권美, 표결직전 “역효과 낼 것”

팔레스타인이 유네스코의 정회원국이 됐다. 1994년 자치정부를 수립한 지 17년 만에 처음으로 유엔 산하 국제기구의 정회원국이 된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해묵은 갈등이 유엔을 무대로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유네스코는 31일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표결에서 173개 참가국 중 찬성 107표, 반대 14표, 기권 52표로 통과시켰다. 유네스코 가입에는 거부권은 없으며 기권을 제외한 투표 참가국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가입된다. 미국 이스라엘 독일 캐나다 호주 등은 반대했으며, 프랑스 브라질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은 찬성했다. 한국과 영국 일본 등은 기권했다.

팔레스타인은 9월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국가 지위 승인을 요청해 안보리에 안건으로 올라가 있으나 미국의 반대 등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미국 대표는 표결 직전 “팔레스타인의 정회원 가입은 역효과를 낼 것”이라며 “팔레스타인에 주어진 유일한 길은 이스라엘과의 직접 협상뿐”이라고 반대를 나타냈다. 유네스코 한 해 예산의 22%가량을 기여하고 있는 미국은 팔레스타인을 정회원으로 받아들이면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미 의회는 10여 년 전 팔레스타인을 정회원으로 받아들이는 유엔 기구에 대한 미국의 재정 지원을 전면 중단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을 제정했다.

님로드 바르칸 유네스코 주재 이스라엘대사는 “유네스코는 과학을 다루는 곳이지 공상과학을 다루는 곳이 아니다”라며 분담금 납부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미국의 지원 중단은)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프로그램들이 중단되고 유네스코의 예산 지출을 재편성해야 할 것”이라며 난처해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기권한 것과 관련해 “아랍 미국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국익을 고려해 내린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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