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살해 당했다던 ‘시리아의 꽃’은 살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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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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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학대 피해 친척집 피신”… 국영방송 출연해 밝히자 인권단체-서구언론 당혹

시리아 정부군에게 잔인하게 고문당하다 숨진 것으로 알려져 ‘시리아의 꽃’으로 불리며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떠올랐던 소녀가 살아 돌아왔다.

‘엠네스티인터내셔널’ ‘휴먼라이트워치’ 등 국제인권단체들은 시리아 반정부 단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달 23일 시리아 홈스에서 머리와 팔이 잘려나가고 피부가 벗겨진 참혹한 시신이 발견됐으며 이 시신은 자이납 알호스니 양(18·사진)으로 신원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시신을 확인한 알호스니 양의 어머니가 “내 딸이 맞다”고 증언했다는 설명도 곁들었다. 호스니 양은 오빠의 반정부활동을 막기 위한 인질로 7월에 시리아 보안군에게 끌려갔었다.

인권단체들의 발표 후 알호스니 양은 6개월째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는 시리아 민주화 항쟁의 상징으로 급부상했다. 시위대는 알호스니 양을 ‘시리아의 꽃’으로 부르며 그의 사진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왔고, 국제사회는 소녀를 잔혹하게 고문 학살한 시리아 정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호스니 양은 5일 시리아 국영방송에 출연해 “오빠의 학대를 피해 집을 뛰쳐나와 현재 친척집에 머무르고 있다”며 “내가 참수됐다는 소문이 떠돌아 고심 끝에 TV에 나올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호스니 양의 오빠도 전화 인터뷰를 통해 “동생이 분명히 맞다”고 말했다.

방송 직후 시리아 관영 언론들은 “서구 언론과 인권단체들의 거짓말이 드러났다”며 공세에 나섰다. 이에 국제인권단체들은 시신이 누구인지 밝히라는 성명을 냈다.

한편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은 3월 중순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 뒤 지금까지 2900여 명이 당국의 유혈진압으로 학살됐다고 6일 밝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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