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내년 3월 대선을 통해 다시 대통령에 복귀할 것이 확실시되자 러시아 내에서 ‘탄식과 반발’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이 26일 전했다. 더는 정치 개혁에 대한 희망이 없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는 것.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통합러시아당 전당대회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로 푸틴 총리를 추대한 다음 날인 25일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이에 반대하는 수백 명 규모의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나는 푸틴 없는 러시아를 지지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중심가 푸슈킨 광장에 모였다고 독일 DPA통신이 보도했다. 반(反)푸틴 단체인 솔리다른노스트 운동의 데니스 빌루노프는 “정권 퇴진과 정상적인 선거제도의 도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차르 푸틴’의 복귀가 다시 확인되면서 러시아의 자유주의자들 사이에서는 ‘한 줄기 희망이 사라졌다’는 탄식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 이후 키워온 희망이 종말을 고했다는 아쉬움도 나타났다.
자유주의 성향의 정치학자인 세르게이 마르케도노프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푸틴의 재집권은 타락한 과두정치의 승리이며 러시아 현대화의 완전한 실패”라는 탄식을 올렸다. 라디오 방송의 저널리스트인 블라디미르 바르폴로메예프 씨는 “메드베데프는 대통령 취임 이후 지지자들에게 (시민적)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다짐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푸틴이 국내 개혁에서 후퇴하게 되면 스스로 몰락의 씨앗을 뿌려 아랍국 독재자들처럼 소셜네트워크의 힘을 거리에서 실감하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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