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레 ‘피의 보복’… 예멘 다시 ‘내전 회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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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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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직후 시위대-반군 공격… 44명 사망 180여명 부상

독재자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사진)이 3개월 만에 귀국하자마자 예멘 정부군이 반정부 시위대와 반군을 공격해 적어도 44명이 사망하고 180여 명이 부상했다. 반군에 의해 중상을 입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치료하다 귀국한 살레 대통령의 이 같은 ‘피의 보복’으로 그동안 소강 상태였던 내전이 재발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군은 25일 수도 사나와 제2의 도시 타이즈에서 시위대를 공격해 4명이 숨지고 24명이 부상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사나에 모인 시위대는 이날 ‘자유를 달라’ ‘살인자를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다 정부군의 공격을 받았다.

이에 앞서 정부군은 살레 대통령의 귀국 다음 날인 24일 새벽 사나 시내 ‘변화의 광장’에 있는 시위대 캠프를 향해 박격포와 저격수까지 동원한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28명과 시위대를 지키던 반군 측 병사 1명이 사망하고 54명이 부상했다.

정부군은 또 시위대를 보호해온 반군 측의 알리 모흐센 알아흐마르 소장이 지휘하고 있는 제1기갑사단의 수도 외곽 진지를 공격해 부대원 11명이 전사하고 112명이 부상했다. 관영 사바 통신은 이 전투에서 정부군도 27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한 주간 양측의 충돌로 14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전문가들은 살레 대통령이 내전이 벌어져도 군사적으로 확실한 우위에 있다는 판단 아래 치밀한 사전 준비를 하고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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