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王’ 푸틴의 귀환… 러시아 與대선후보 확정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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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베데프는 다시 총리로… ‘권력 나누기’ 교통정리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59)가 내년 봄 대통령에 복귀해 ‘푸틴 시대’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푸틴 총리는 두 차례 대통령을 지낸 후 헌법의 3선 연임 금지조항에 걸려 2008년 자신의 측근으로 제1부총리였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46)에게 자리를 물려주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24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통합러시아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푸틴 총리가 대선 후보로 출마하는 것을 승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로써 푸틴 총리는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사실상 집권 여당 후보로 결정됐으며 대통령 당선도 거의 확정적이다. 러시아에서는 통합러시아당에 맞설 정치세력이 없는 데다 푸틴 총리의 대중적 인기가 지지율 60%대를 보일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푸틴 총리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자신은 차기 행정부에서 총리직을 맡기로 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불출마 선언이 나오자 전당대회장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푸틴 총리는 “큰 영광”이라며 대선후보 추대를 수락했다. 그동안 푸틴 총리와 차기 대선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것처럼 비쳤던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푸틴 총리를 대선후보로 추대하기로 한 과정에 대해서는 “수년 전에 합의가 이뤄졌다”고만 말했다.

푸틴 총리가 내년 3월 대선에서 승리해 대통령이 되면 러시아 역사상 또 한 명의 장기 집권자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헌법 개정으로 대통령의 임기가 4년에서 6년(중임 가능)으로 바뀌어 연임에 성공하면 72세가 되는 2024년까지 집권할 수 있다.

한편 많은 전문가가 푸틴 총리가 대통령이 되어도 러시아의 국내외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크며 한반도 정책도 현 정부의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푸틴 총리가 대통령직에 복귀해도 공식적으로 미-러 관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낙관적 견해를 밝혔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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