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자 오바마’ 정열적 연설 부활… “법안 통과시켜야” 16회 촉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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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8일 ‘일자리 창출 법안’ 제출 연설은 32분 내내 웅변적이고 전투적이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유세 기간에 자주 선보였던 힘차고 유려한 연설 스타일이 부활했다”며 “취임 후 차분하고 논리적인 연설을 주로 했던 것에서 벗어나 열정적인 연설을 했다”고 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초반 “당신들은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You should pass right away)”고 강력히 촉구했으며 이 문구를 16회나 반복했다. 부탁이나 요청이 아니라 ‘should’라는 의무를 나타내는 단어를 사용해 의원들을 압박했다. 부채한도 증액 협상 내내 정파적 태도를 보였던 여야 정치권을 직접 겨냥해 “정치적 곡예는 그만두고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의회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국민에게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 등 공격적인 발언을 이어 나갔다. 그는 “다음 선거(대선)까지는 14개월이 남았지만 국민은 14개월을 기다리는 호사를 누릴 만한 입장이 아니다”라며 “우리를 고용해 일을 하라고 보낸 그들(국민)은 도움이 필요하며 그것도 바로 지금 필요하다”고 연설을 끝맺었다.

연설 내내 18차례 기립박수가 나오고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등도 수차례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반면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 공화당 의원들은 별다른 표정 없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일부 공화당 의원은 “연설이 별다른 내용 없이 진부했다”면서 연설 직후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개막전이 열린 것에 빗대 “최악의 식전 축하행사”라고 혹평했다.

이날 연설에서는 한국이 두 차례 언급돼 주목을 끌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같은 곳에서는 교사를 증원하는데 우리는 해고하고 있다”며 “이 법안을 통과시켜 수천 명의 교사를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을 촉구하며 “미국인들이 기아나 현대자동차를 살 수 있다면 한국인들도 포드, 쉐보레, 크라이슬러를 운전하는 것을 보고 싶다. 의회는 FTA 비준을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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