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현모양처 퍼스트레이디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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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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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고배 남편 44개월 내조… 뇌경색 시아버지 병수발노다총리 ‘90도 인사’ 몸낮춰

노다 요시히코 일본 신임 총리(오른쪽)와 부인 노다 히토미 여사가 31일 지지자들과 함
께 기뻐하고 있다. 히토미 여사는 조용히 내조하는 전형적인 현모양처 스타일로 알려
졌다. 야후저팬 홈페이지
노다 요시히코 일본 신임 총리(오른쪽)와 부인 노다 히토미 여사가 31일 지지자들과 함 께 기뻐하고 있다. 히토미 여사는 조용히 내조하는 전형적인 현모양처 스타일로 알려 졌다. 야후저팬 홈페이지
‘새 총리의 포수형 리더십 뒤에는 현모양처 퍼스트레이디의 내조가 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54) 일본 신임 총리의 부인 노다 히토미(野田仁實·48) 씨의 다소곳한 내조가 일본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오랜만에 등장한 ‘수수한 퍼스트레이디’를 반기는 분위기다. 총리 선출 이후 연일 머리를 공손히 조아리며 저자세 행보를 보이는 노다 총리의 낮은 리더십에도 일본 여론은 호의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31일 일본 언론은 히토미 여사를 “눈에 띄지 않게 내조하는 전형적인 현모양처”라고 소개했다. 노다 총리의 동생 다케히코(野田剛彦·50·지방의원) 씨는 “형수는 상대를 배려할 줄 알면서도 좀처럼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내조로 형을 지원해왔다”고 설명했다.

히토미 여사는 노다 총리가 1996년 10월 총선에서 105표 차로 고배를 마셨을 때도 혼자 선거사무실에 남아 묵묵히 사무실 뒷정리를 했으며 이후 3년 8개월 동안 정치낭인인 남편을 충실히 내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몇 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진 시아버지(80)를 집에서 직접 간병하고 있으며 장애인의 스포츠 활동을 지원하는 시민단체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노다 총리의 지역구인 지바(千葉) 현 지역 주민들도 “길에서 우연히 마주쳐도 편하게 인사할 수 있는, 사모님 같지 않은 분”이라며 반기고 있다. 모처럼 일본의 전통적 미덕을 갖춘 퍼스트레이디가 탄생한 것이 싫지 않은 분위기다. 민주당 정권교체 이후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씨의 부인 미유키(幸) 여사는 화려하면서도 대중 앞 노출을 꺼리지 않았다.

도쿄 출신으로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한 히토미 여사는 합창이 취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 소개로 부인을 만난 노다 총리는 히토미 여사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반해 구애 끝에 1992년 결혼했다.

한편 뚝심 있는 정치인으로 알려진 노다 신임 총리의 철저한 저자세 행보도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그는 8월 30일 국회에서 총리로 선출된 이후 당을 돌며 시종일관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야당 당수에게뿐만 아니라 당 관계자에게까지 두 손을 부여잡고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깍듯하게 인사했다. 강력한 증세론자인 노다 신임 총리는 “증세 불가피론을 주장하는 것은 재무성 논리에 매몰돼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수긍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등 저자세로 일관했다. 야당 당수들은 총리의 이 같은 저자세가 싫지 않은 듯 “총리가 저자세를 보여 공격할 틈을 주지 않는다”고 할 정도다.

총리가 직접 정책을 좌지우지하며 주도해나가는 강력한 스타일의 ‘투수형 리더십’보다 노다 신임 총리처럼 경청하고 수렴하는 ‘포수형 리더십’이 더 기대할 만하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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