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엔高… 한때 75.95엔 사상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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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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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마땅한 대책없어 한숨

19일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달러당 엔화가치가 75.95엔을 찍고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동일본 대지진 직후인 3월 17일 세운 최고 기록(76.25엔)이 5개월 만에 무너졌다. 세계 금융권은 유럽의 재정불안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1달러=70엔대’의 초(超)엔고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일본의 엔화가치는 1971년 11월 달러와 금의 교환을 중지한 닉슨쇼크 이후 40년 동안 오름세를 멈추지 않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지돼온 1달러=360엔 환율이 붕괴된 이후 40년 동안 4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하지만 최근의 엔화가치 급등 배경은 1990년대 이전까지와는 사뭇 다르다. 1990년대까지는 일본의 막대한 무역흑자와 미국의 쌍둥이 적자(무역적자+재정적자)를 시정하는 차원에서 엔고가 진행됐다. 엔화가치가 급등하는 것은 상승하는 일본의 경제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셈이다.

반면 2007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진행되고 있는 엔화가치 급등은 일본 경제력에 대한 신뢰라기보다 글로벌 머니의 임시 도피라는 성격이 짙다. 글로벌 유동성이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로 갈 곳을 잃자 달러도 아니고 유로도 아닌 상대적 안전자산인 엔화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은 엔화로 달러를 사들이는 시장 개입과 시중에 유동성을 푸는 추가 금융완화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금융권에서는 구미 재정위기가 당장 해소되기 힘든 만큼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달러와 유로 약세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보고 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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