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뿔소 뿔값, 코뿔소 잡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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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특효” 中-베트남서 불티kg당 8791만 원에 거래… 포획 성행 멸종위기 몰려

‘코뿔소 뿔이 암 치료에 특효?’ 요즘 중국과 베트남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서 코뿔소 뿔이 암을 치료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전 세계 코뿔소들의 씨가 마르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 가디언 등이 15일 보도했다.

코뿔소 뿔값은 kg당 5만 파운드(약 8791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현재 kg당 6109만 원인 금값(온스당 1761달러)을 훌쩍 넘는 액수다. 인디안종 수컷 코뿔소의 뿔이 보통 1.6kg이므로 한 마리의 뿔값만 1억4065만 원에 달한다. 이렇다 보니 2000∼2007년 연평균 12마리 정도가 포획됐던 코뿔소는 지난 한 해 동안 333마리, 올 한 해 상반기에만 193마리가 포획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인디펜던트는 보도했다.

전 세계 박물관에서도 코뿔소 뿔 도난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영국 입스위치 박물관에서 길이 45cm의 뿔이 톱으로 잘려나갔는가 하면 벨기에에서는 지난 두 달간 박물관 3곳의 코뿔소 박제에서 뿔이 사라졌다.

보다 못한 영국이 유럽연합(EU) 대표 자격으로 총대를 멨다. “암 치료에 효능이 있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멸종 위기에 처한 코뿔소를 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리처드 베니언 영국 자연환경 및 해양부 장관은 “뿔은 기본적으로 머리카락이나 손톱 재질과 같은 케라틴 성분”이라며 “지구촌 공동체가 코뿔소의 멸종을 더는 좌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영국은 15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 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도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협약에 의해 거래가 금지된 코뿔소 종은 총 5종. 1만7000여 마리가 남아 있는 백코뿔소를 비롯해 흑(5000마리 미만), 인디안(3000마리 미만), 수마트라(300마리 미만), 자바 코뿔소(50마리 미만) 등이 멸종 위기에 몰려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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