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극우정당 당수 “오슬로 테러범 역겹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6일 21시 19분


코멘트
노르웨이 극우 테러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가 존경한다는 네덜란드 극우 정당 자유당(PVV)의 당수가 26일 브레이비크를 미치광이라고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헤이르트 빌더스 자유당 당수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브레이비크가 선언문에서 나와 자유당을 언급한 것에 역겨움을 느낀다"면서 "브레이비크는 이슬람과의 전쟁을 오용했으며, 그의 행동은 전 세계 반(反)이슬람 운동가들의 뺨을 때린 것"이라고 밝혔다.

브레이비크는 범행과 관련해 인터넷에 발표한 이른바 `2083, 유럽 독립선언서'라는 문건에서 최소한 30차례나 빌더스와 그가 이끄는 자유당에 대해 언급하면서 "정말 존경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라고 밝혔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빌더스가 지난 3월 런던을 방문해 연설할 당시 브레이비크 역시 빌더스를 지지하기 위해 런던에 간 일이 있다고 보도했다.

빌더스 당수는 그간의 침묵을 깨고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브레이비크의 선언문은 그가 미치광이임을 보여준다"면서 "그는 알-카에다와도 손잡기를 원했으며, 도시들을 날려버리려 했으며, 스스로를 파탄낸 (중세 성전 기사단의) 기사(騎士)가 되기를 꿈꿨으며 , 그의 영웅인 카라지치를 만나고 싶어했다"고 지적했다.

라도반 카라지치는 보스니아 내전 당시 인종청소 등 반인륜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에 기소된 인물이다.

빌더스 당수는 이어 "자유당은 결코 폭력을 추구한 바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우리는 투표함의 힘과 유권자의 지혜를 믿는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 폭탄 테러가 기독교인이자 극우 백인 청년이란 사실이 드러난 이후 일부 네덜란드 평론가들은 "자유당과 빌더스가 다문화 사회와 좌파 엘리트들을 악마인것으로 여기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평했다.

브레이비크는 우퇴위아 섬에서 노동당 정치 캠프에 참가한 청소년들을 죽인 이유에 대해 "노동당 차세대 지도자들을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지난 25일 재판정에서 말했다.

정치학자 장 틸리는 네덜란드 일간지 텔레그라프에 "빌더스는 극단주의를 제한하면서도 육성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는 세상을 단순하게 축소해 말하고 있으며, 자신들을 적과 싸워야 하는 선량한 사람들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세상은 그리 단순하지가 않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