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수출된 컨테이너를 타고 미국으로 건너간 모기들이 활발하게 번식하면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것으로 보이는 흰줄숲모기(Asian tiger mosquito)와 일본 숲 모기(rock pool mosquito)가 점점 더워지는 도시 기후에 잘 적응하면서 미국 동부지역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몸통에 흰색과 검은 줄이 있는 흰줄숲모기는 미국 모기보다 더 공격적이고 잡기도 어려우며 종종 낮에도 출몰해 피를 빨아먹는다.
일반적으로 모기가 시골이나 늪지대를 선호하는 반면 이들은 큰 도시에서도 잘 서식해서 '도시 모기'라고 불리는데, 미국 농무부에서 흰줄숲모기를 없애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날씨가 더워지면서 출몰 시기는 더 빨라지고, 심지어 10월에도 볼 수 있을 정도로 머무르는 기간도 길어져 퇴치가 쉽지 않다.
흰줄숲모기는 지난 1985년 일본에서 수출한 중고 타이어 컨테이너에 실려 미국으로 건너온 것으로 보이는데, 이제는 미국의 절반이 넘는 주에서 목격될 정도로 널리 번식했다.
1997년 뉴저지와 뉴욕주 롱아일랜드에서 처음 발견된 일본 숲 모기도 타이어 수입과정에서 미국으로 건너왔는데, 흰줄숲모기보다는 덜 사납지만 성가시긴 마찬가지다.
곤충학자들은 이 두 종류의 모기가 물만 있으면 늪지대 대신 컨테이너에서도 부화할 수 있어서 '컨테이너 모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추운 날씨와 건조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정도로 번식력이 뛰어나지만, 아직 마땅한 퇴치법이 없다.
사람이 닿기 어려운 지역에 알을 낳기 때문에 도시에 살충제를 뿌린다고 해도 잡을 수 없는데다 한번 몸에 앉으면 물리기 전에는 뗄 수 없을 정도로 공격적이기 때문이다.
러트거스대학 곤충학교수 디나 폰세카는 살충제를 뿌려도 성충만 죽일 뿐, 알이나 유충은 잡을 수 없다며 "흰줄숲모기는 낮게 날아다니기 때문에 발목이나 다리를 가리고 짙은 색 옷을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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