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vs IEA‘전략비축油 갈등’ 유가 출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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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A“30일간 6000만배럴 방출”… WTI 4.6% 떨어져 91달러
OPEC 반발… 감산여부 주목

전략비축유 방출을 둘러싸고 원유 생산국들의 모임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석유 소비국들이 주축을 이룬 국제에너지기구(IEA)가 팽팽한 힘겨루기에 나섬에 따라 산유국과 석유 소비국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국제유가도 출렁거릴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IEA는 23일 유가안정을 위해 회원국들의 전략비축유 6000만 배럴을 방출키로 결정했다. 1974년 설립 이후 세 번째로 6년 만의 방출 결정이다. 1991년 이후 최대 규모다. 미국이 절반인 3000만 배럴을 방출하고 유럽 아시아 국가들이 나머지를 나눠 풀기로 했다. 세계 4위 석유 소비국인 한국도 346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했다. IEA의 방출 결정으로 국제유가는 일시 급락했지만 OPEC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 비축유 방출은 OPEC 경고 메시지

IEA는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회의를 열고 회원국 만장일치로 비상사태에 대비해 각국이 저장해 두고 있는 전략비축유의 방출을 결정했다. IEA는 “이번 결정이 리비아의 원유생산 차질에서 초래된 공급 부족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30일간 하루 200만 배럴씩 모두 6000만 배럴의 원유를 공급한 뒤 상황을 재평가하겠다”고 밝혔다.

IEA의 결정은 미국 등 서방 석유 소비국들이 산유국 카르텔인 OPEC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라는 분석이 많다. 파이낸셜타임스는 8일 OPEC이 정례 총회에서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 반미 회원국들의 주도로 증산을 보류한 데 따른 서방의 대응 조치라고 분석했다. 특히 국내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경기둔화를 우려하는 미국이 방출 결정을 이끌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기구인 IEA는 1차 석유파동이 일어난 이듬해인 1974년 OPEC 등 산유국들의 석유 무기화를 막기 위해 미국 주도로 설립됐다. OECD 회원국 중 28개국이 가입해 있다.

○ 산유국 감산 이어질지 주목


IEA의 비축유 방출 결정으로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인도분 선물은 전날보다 4.39달러(4.6%) 하락해 2월 중순 이후 최저 수준인 배럴당 91.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OPEC은 당장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부 OPEC 회원국들이 보복 조치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한 OPEC 회원국 관계자는 “유가가 하락하고 과잉공급이 일어난다면 OPEC은 긴급회의를 소집해 이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OPEC 회원국들이 감산이라는 카드를 꺼낼지도 주목거리다.

전문가들은 일단 이번 전략비축유 방출로 유가가 당분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간은 브렌트유의 3분기 평균 가격을 기존 130달러에서 100달러로 대폭 낮췄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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