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47개국 850개 대학 모임인 유럽대학협회(EUA)는 20일 “‘국제 대학 순위 평가’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갈수록 문제점이 너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EUA는 17일 펴낸 보고서 ‘국제 대학 순위 평가와 그 영향력’에서 중국 자오퉁(交通)대, 영국 ‘더 타임스 하이어 에듀케이션’, 미국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 등 3대 평가 기관의 대학 평가방식을 분석한 뒤 이같이 결론 내렸다.
EUA는 보고서에서 “대학 평가방식이 지나치게 연구 성과에만 치우쳐 교육의 존재 이유라 할 수 있는 교육 품질을 놓치고 있다”며 “일부 대학에서는 평가 순위를 높이려고 연구 분야에만 투자를 집중하는 일이 빚어지기도 한다. 대학 평가 때문에 오히려 교육 품질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학전문지 네이처도 이 소식을 전하며 “연구 투자금이 가장 많이 몰리는 미국 하버드대가 3대 대학 평가 모두 1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또 EUA는 “전 세계에 대학이 2만7000개가 넘는데 순위에 포함되는 대학은 200∼500개뿐”이라며 “현재 대학 평가는 각국의 다양한 교육 체계를 서방 기준에 맞게 유도하는 획일적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EUA가 대학 평가 자체를 거부하는 건 아니다. 이들이 내놓은 대안은 ‘학생 만족도 평가를 기준으로 대학 순위를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학생, 학부모가 대학 수준과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국내 4년제 대학모임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도 지난해 일부 언론사에서 진행하는 대학 평가를 거부하겠다고 밝혔지만 올해도 평가는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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