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대학순위 평가, 교육 질 떨어뜨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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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대학협회 문제점 지적

“대학은 평가 순위를 끌어올리려 존재하는 게 아니다. 대학은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다.”

유럽 47개국 850개 대학 모임인 유럽대학협회(EUA)는 20일 “‘국제 대학 순위 평가’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갈수록 문제점이 너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EUA는 17일 펴낸 보고서 ‘국제 대학 순위 평가와 그 영향력’에서 중국 자오퉁(交通)대, 영국 ‘더 타임스 하이어 에듀케이션’, 미국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 등 3대 평가 기관의 대학 평가방식을 분석한 뒤 이같이 결론 내렸다.

EUA는 보고서에서 “대학 평가방식이 지나치게 연구 성과에만 치우쳐 교육의 존재 이유라 할 수 있는 교육 품질을 놓치고 있다”며 “일부 대학에서는 평가 순위를 높이려고 연구 분야에만 투자를 집중하는 일이 빚어지기도 한다. 대학 평가 때문에 오히려 교육 품질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학전문지 네이처도 이 소식을 전하며 “연구 투자금이 가장 많이 몰리는 미국 하버드대가 3대 대학 평가 모두 1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또 EUA는 “전 세계에 대학이 2만7000개가 넘는데 순위에 포함되는 대학은 200∼500개뿐”이라며 “현재 대학 평가는 각국의 다양한 교육 체계를 서방 기준에 맞게 유도하는 획일적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EUA가 대학 평가 자체를 거부하는 건 아니다. 이들이 내놓은 대안은 ‘학생 만족도 평가를 기준으로 대학 순위를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학생, 학부모가 대학 수준과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국내 4년제 대학모임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도 지난해 일부 언론사에서 진행하는 대학 평가를 거부하겠다고 밝혔지만 올해도 평가는 계속됐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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