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그룹 ‘룰즈섹’ CIA도 뚫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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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피 다운… 정보유출 가능성“우리가 했다” 대담하게 밝혀

소니와 닌텐도, 미국 공영방송 PBS 웹사이트를 해킹했던 ‘룰즈섹(LulzSec)’이 미 상원과 연방수사국(FBI) 애틀랜타 지부에 이어 중앙정보국(CIA)의 홈페이지까지 공격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 “룰즈섹의 해킹으로 CIA 홈페이지가 전날 오후 6시경부터 2시간가량 접속이 차단됐다”고 전했다. 룰즈섹은 접속이 끊기기 10여 분 전 트위터에 ‘CIA 홈페이지, 탱고다운(Tango Down·교전 중 목표물 사살)’이란 글을 남겨 자신들의 소행임을 밝혔다.

CIA는 이날 공격에 대해 “잠깐 접속이 어려웠을 뿐 특별한 정보가 유출되진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사이버보안 전문가 리처드 스티넌 씨는 “만약 룰즈섹이 ‘확실하게’ 뚫었다면 앞으로 CIA 세부 조직원까지 파악할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룰즈섹의 해킹이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지만, 정작 이들의 정체는 안갯속이다. ‘룰즈 시큐리티(Lulz Security)’란 풀 네임은 ‘LOL(laugh out loud)’을 변형한 룰즈와 ‘보안’을 합친 말. LOL은 국내 인터넷 용어 ‘ㅋㅋㅋ’와 비슷한 용도로 “보안, 웃기시네”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다. FBI가 수배령을 내리고 뒤쫓고 있지만, 주축이 4명이란 소문 외엔 알려진 게 없다.

전문 해커와 달리 이들은 돈엔 별 관심이 없다. 최근 경제전문지 포브스와의 인터넷 채팅 인터뷰에서 해킹 목적을 묻는 질문에 “즐거움과 웃음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PBS를 해킹한 뒤 “(1996년 사망한) 유명 래퍼 ‘투팍(2pac)’이 살아있다”는 농담을 남기기도 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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