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총리 ‘규모8 지진 확률 87%’ 전망에 화들짝… 멀쩡한 원전 중지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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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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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6일 후지 산 근처 하마오카(濱岡)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운전 중단을 지시했다. 대형 지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간 총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즈오카(靜岡) 현 오마에자키(御前崎) 시에 있는 중부전력의 하마오카 원전은 가까운 장래에 발생할 우려가 있는 도카이(東海) 대지진 진원지의 거의 한가운데에 있기 때문에 현재 운전 중인 4, 5호기를 포함한 모든 원자로 운전을 중지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부과학성의 지진조사연구추진본부에 따르면 향후 30년 안에 리히터 규모 8.0 정도의 도카이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87%로 지극히 절박한 상황”이라며 “예상되는 대지진에 충분히 견딜 수 있도록 방조제 설치 등 중장기 대책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대책이 완성될 때까지 모든 원자로 운전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전 운영사인 중부전력은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법적으로 총리가 민간회사인 중부전력에 가동 중단을 지시할 수는 없으나 정부가 원전 운영회사를 관리감독하고 있어 중부전력이 거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1976년 가동을 시작한 하마오카 원전은 2009년 1월 1, 2호기 가동을 종료했고 3호기는 정기점검을 위해 운전정지 상태여서 4, 5호기만 가동 중이다. 6호기 신설계획은 동일본 대지진으로 유보된 상태다. 원전 운전이 전면 중단되면 가뜩이나 올해 전력 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산업 및 일상생활 전반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간 총리는 “국민도 절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일본 정부가 하마오카 원전의 안전성에 특히 민감한 이유는 반경 200km 내에 도쿄, 요코하마(橫濱), 나고야(名古屋) 등 대도시가 많고 인구 2000만 명 이상이 밀집해 있기 때문. 3·11 대지진 발생 나흘 후인 3월 15일에 하마오카 원전에서 70km 떨어진 후지노미야(富士宮) 시에서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 도카이(東海)대지진 ::


100∼150년을 주기로 일본 중부 및 남부인 시즈오카 현과 아이치 현 일대의 도카이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리히터 규모 8 정도의 대지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과는 다르다. 도카이 지역에서는 1854년 규모 8.4의 대지진 이후 규모 8 이상의 지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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