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침원들 방사선량에 놀라 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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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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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사고현장 관리원 증언 “앞으로 상황 더 심각해질 것”

“산 입구에도 들어서지 못한 채 먼 산만 올려다보는 상황이다.”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 이후 현장에서 작업해 온 한 관리원은 5일 NHK뉴스와의 익명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원전의 심각성과 복구 작업의 어려움에 대해 이렇게 증언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며 “앞으로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관리원은 “원자로 1, 3, 4호기가 잇따라 수소폭발하면서 콘크리트 잔해가 사방으로 튀어 널려 있다”며 “잔해물이 내뿜는 방사선량은 시간당 500mSv(밀리시버트)를 간단히 넘어설 정도”라고 털어놨다. 그는 “방사선량을 측정하기 위해 현장에 투입된 검침원들이 방사선 계측기의 바늘이 최고치(시간당 1000mSv)를 찍고 튕겨 나오는 것을 보고 놀라서 도망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원전 내부에 방사선량이 1000mSv가 넘는 곳이 곳곳에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 같은 증언은 일본 원전 당국의 공식적인 발표와는 사뭇 다른 것이다. 원전 당국이 지금까지 밝힌 원전 내부의 방사선량 최고치는 지난달 23일 발표한 500mSv(지난달 15일 측정치)였다. 시간당 1000mSv의 방사선은 노출되면 바로 구토 증세를 보이고 4시간 쐰 사람의 절반은 30일 안에 숨질 수 있는 치사량이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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