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코트디부아르 내전 종결 초읽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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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라 당선자측, 대통령 관저 장악… “그바그보 항복선언 준비중”

유엔과 프랑스가 코트디부아르의 로랑 그바그보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군사작전에 나서면서 그의 퇴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유엔으로선 리비아에 이어 동시에 또 하나의 전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사회에서 대통령 당선자로 인정받는 알라산 와타라 측 군 병력은 5일 그바그보 대통령의 아비장 관저를 장악했다. 그바그보 대통령은 일부 인사들과 함께 관저의 지하벙커로 대피한 상태다. 한국 외무차관을 지낸 최영진 유엔 코트디부아르 특별대표는 “전쟁은 끝났으며 그바그보 대통령이 항복선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앞서 4일 유엔 평화유지군과 프랑스군은 헬기를 동원해 대통령 관저와 대통령궁을 공격하고 아비장에 있는 그바그보 진영의 아쿠에도 군기지에도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닉 번백 유엔 평화유지군 대변인은 “그바그보군이 민간인에게 중화기를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아쿠에도 군기지를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군사작전에는 지난달 리비아에 대한 연합군의 공격을 주도한 프랑스가 적극 참여했다. 코트디부아르에는 프랑스군 1500여 명이 주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선 결과 발표 이후 4개월 넘게 혼란이 이어지는 동안 유엔 평화유지군이 그바그보군과 소규모 교전을 벌이기는 했지만 유엔 평화유지군과 프랑스군이 대통령궁 등을 전면적으로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달 30일 민간인을 살상하는 그바그보 측의 중화기 사용을 막기 위해 코트디부아르 주둔 1만4000명의 평화유지군이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제재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와타라 측이 유엔과 프랑스군의 군사작전에 맞춰 아비장 공격을 이어가자 그바그보 측은 “유엔과 프랑스군의 공격은 명백한 불법이며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반발했으나 결국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제라르 롱게 프랑스 국방장관은 5일 “향후 몇 시간 내에 모든 사태가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트디부아르는 지난해 대선에서 와타라 전 총리가 승리했지만 그바그보 대통령이 부정선거라고 불복하면서 유혈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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