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의 리비아 공습이 3일로 보름째를 맞았다. 공습이 거둔 전과(戰果)와 공습 이후 바뀐 리비아 내전의 전황 및 전망을 풀어봤다.
―공습은 여전히 성과를 내고 있나.
“허허벌판에 노출된 카다피군의 탱크는 다국적군 전투기의 손쉬운 먹잇감이었지만 도시로 숨어든 탱크는 공격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민간인 희생을 우려해 미스라타 도심으로 숨어든 탱크를 공격하지 못한 것이 대표적이다.”
―공습이 정부군에 끼친 영향은….
“정부군이 반카다피군의 전술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화력은 뛰어나지만 노출되기 쉽고 덩치 큰 탱크와 기갑차량을 버리고 반군처럼 기관총을 단 픽업트럭을 타고 이동하며 정부군과 반군을 식별하기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다”
―공습이 계속된 수도 트리폴리의 분위기는 어떤가.
“영국 인디펜던트지 등이 현지발(發)로 전한 보도에 따르면 한마디로 불안과 공포로 가득하다고 한다. 대부분의 시민은 공습뿐만 아니라 광적인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 지지자들과 무장군인들도 두려워한다. 트리폴리에서 빵을 굽던 이집트인 제빵사가 모두 도망가 빵 부족도 심각하다. 상점도 거의 문을 닫았다.”
―반군의 전력은 향상됐나.
“알자지라방송은 지난달 31일 이집트에서 최첨단 열추적 로켓인 ‘카추샤 로켓’이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리비아 동부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집트 특수부대가 이 로켓과 사용법을 반군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카다피 원수는 어디 있을까.
“지난달 22일 트리폴리 공습 때 나타난 뒤 자취를 감췄다. 22일의 모습도 국영TV 화면을 통해서였다. 트리폴리의 바브 알아지지아 요새를 포함한 몇몇 지하벙커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
―다국적군은 카다피 원수의 은신처를 알고 있을까.
“리비아에서 미국·영국 정보기관 요원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보도를 보면 무사 쿠사 외교장관의 망명 이전부터 카다피 원수의 은신처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공습 목적이 카다피 원수 제거가 아니라 민간인 보호이기 때문에 은신처를 직접 공습해 카다피 원수를 살해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국적군 군사작전의 목표와 범위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카다피 원수에 대한 직접 공습은 역풍을 가져올 우려가 크다. 따라서 다국적군은 카다피 원수의 은신처 정보는 알고 있어도 퇴진 압박용으로만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망명을 했거나 고민하는 인사들과 서방국가 간의 대화가 시작되면서 공습이 줄어들었나.
“외교전문가들은 공습이 뜸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비아 정부 측 인사 가운데 쿠사 전 장관의 뒤를 따를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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