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대낮에 헬리콥터가 대학교 운동장에 내려 젊은 여성을 태우고 다시 날아간 사건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산동상보(山東商報) 등 중국 매체는 19일 산둥(山東)성 더저우(德州)시에 있는 종합대학인 더저우학원(德州學院) 운동장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진 장면을 촬영한 3분 23초 분량의 동영상이 포털사이트 등에서 급속히 확산 중이라고 23일 보도했다.
동영상은 더저우학원 운동장 상공에서 빨간색 헬리콥터 1대가 몇 차례 선회한 뒤 천천히 착륙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당시 운동장에는 학생들이 축구를 하고 있었고 헬리콥터는 운동장 한쪽 귀퉁이에 내려앉는다.
문이 열리자 검은색 양복의 약 40대 남자가 내려서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고 약 1분이 지난 뒤 검정가방을 든 20대 여성 1명이 다가와 올라타자 헬리콥터는 곧바로 이륙해 사라진다. 운동장과 주변에 있던 학생들이 이를 바라보는 장면도 나온다.
이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선 이들 남녀의 신분이 무엇인지, 둘이 어떤 관계인지, 그리고 헬리콥터를 학교 운동장에 몰고 올 수 있었는지 등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오가는 중이다.
특히 남자의 정체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으나 학교나 해당 헬리콥터 소유주인 지난(濟南)비응항공과기유한공사 측은 '운동장 착륙 사건'의 경위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민간항공 운항을 감독하는 지난민항총국은 관련된 정보가 기밀이라며 입을 다물고 있다.
중국에서 헬리콥터를 운행하려면 일주일 전에 비행시간, 비행구역, 고도, 소속 및 임시 이, 착륙 지점 등을 민항총국에 신고해야 한다. 이런 신고를 받는 민항총국은 남자의 신분 등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난민항총국은 운항 신고 내용은 기밀이라서 외부에 알려줄 수 없다고 밝히면서도 신고를 하지 않고 운항한 이른바 `흑색 비행'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졸부 또는 권력자의 2세가 학교 운동장으로 헬기를 몰고 오는 안하무인격 행태를 보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그동안 졸부 2세 등이 곳곳에서 도를 넘는 행태를 보여 왔으며 이번 일도 그 중 하나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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