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도쿄, 식수 사재기 사태… 1인당 구입량 제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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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물질 유럽까지 퍼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로 일본산 식품류에 대한 전 세계의 경계조치가 강화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그동안 “일본산 식품에서 검출된 방사선량이 적고, 미국의 식품 공급에도 별 위험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방사능 오염에 대한 자국 내 우려가 커지자 22일 수입 금지 조치를 취했다. 프랑스는 이미 일본에서 수입되는 식품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해외의 주요 일식당에서는 손님이 급격히 줄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일본인 거주지역 ‘리틀도쿄’에 있는 한 일식당은 최근 2주일 동안 매출액이 평상시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홍콩의 600여 개 일식당도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기준으로 일본의 식품 수출액은 32억7400만 달러(약 3조6014억 원)로 홍콩(7억7000만 달러)에 가장 많이 수출했다. 이어 미국(5억6700만 달러), 중국(3억8100만 달러), 대만(3억1300만 달러), 한국(3억700만 달러) 순이었다.

이런 가운데 일본에서 날아간 것으로 추정되는 소량의 방사성 물질 입자가 유럽의 아이슬란드에서도 발견됐다. 로이터통신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이 태평양, 북미, 대서양을 거쳐 유럽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그 양이 너무 적어 인체에는 아무런 해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수장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일본 도쿄에서는 식수 사재기 사태가 벌어졌다. 지지통신은 시나가와(品川) 구의 한 대형 슈퍼마켓에서 2L짜리 페트병 6개로 구성된 생수 17상자가 10분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각 슈퍼마켓에서는 1인당 식수 구입량을 페트병 1개로 제한했다. 한 주부(35)는 “TV에서 뉴스를 보자마자 집을 뛰쳐나와 비를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인근 슈퍼마켓으로 가 2L짜리 페트병 6개와 500mL짜리 페트병 1개를 바구니에 집어넣었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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