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재일 외국인들 한국행 러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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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호텔 숙박문의 빗발… 부산 입국도 일주일새 12%↑

일본 내 방사성 물질 누출 피해에 대비해 한국으로 몸을 피하는 재일(在日) 외국인이 늘고 있다. 이들은 우선 가까운 한국에 머물며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의 추이를 지켜보다 사태가 악화되면 자국으로 귀환하고 상황이 나아지면 일본으로 복귀한다는 계획이다.

주한 프랑스대사관에 따르면 17일 주일 프랑스대사관 직원 및 교민 200여 명이 한국으로 탈출한 데 이어 18일 오후 500여 명이 추가로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대사관 관계자는 “일본 내 방사선 노출 위험이 커지면서 전세기 2대를 추가로 띄워 일본에 남아있는 우리 국민을 추가로 한국으로 이동시켰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입국한 프랑스인들은 서울 중구 장충동 그랜드앰배서더 호텔 등에 단체 투숙하고 있다. 이 호텔 관계자는 “일본에서 피신한 프랑스 투숙객 240여 명에게 객실 120여 개를 배정했다”며 “프랑스대사관 측으로부터 일단 예약은 19일까지 하되 일본의 지진 사태 추이에 따라 일정을 연장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호텔은 이 외에도 벨기에대사관과 호주 항공사로부터 예약 문의 전화를 받았다. 또 다른 서울의 주요 호텔들에도 각국 대사관이나 외국계 기업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서울 강남의 리츠칼튼 호텔은 일본의 미국계 기업으로부터 단체 숙박 가능 여부를 묻는 공문을 받았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도 각국 대사관으로부터 같은 문의를 받았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고속선 및 여객선 업체들도 바빠졌다. 부산과 일본 사이를 운행하는 부관훼리와 고려훼리, 미래고속 등에 따르면 11일 동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일본으로 가는 한국인 단체관광은 대부분 취소됐지만 일본에서 한국으로 나오려는 승객은 평소보다 늘었다. 부산경남본부세관 측은 지진 전 일주일에 비해 지진 후 일주일 동안 일본에서 부산항으로 들어온 외국인이 12%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고려훼리 관계자도 “아직 일본에 남아 있는 친인척들을 대신해 예약을 할 수 있는지 묻는 국내 문의 전화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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