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다시 날자”… 3만명 24시간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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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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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형 점보 ‘747-8’ 공개… 美 에버렛공장 가보니

전 세계 기자 등 1만여 명 참석 ‘축제의 장’ 13일 미국 보잉사의 최대 공장인 시애틀 인근 에버렛 공장에서 열린 747-8 인터콘티넨털 공개행사에는 1만여 명의 직원이 가족과 함께 참여해 한바탕 축제를 벌였다. 사진 제공 보잉
전 세계 기자 등 1만여 명 참석 ‘축제의 장’ 13일 미국 보잉사의 최대 공장인 시애틀 인근 에버렛 공장에서 열린 747-8 인터콘티넨털 공개행사에는 1만여 명의 직원이 가족과 함께 참여해 한바탕 축제를 벌였다. 사진 제공 보잉
“우리는 과거의 영광을 이곳에서 재현해 나갈 것이다.”

12일 오전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서 승용차를 타고 북쪽으로 40분 정도 달려 도착한 에버렛 시. 시에 들어서자마자 미국의 대표적 기업인 보잉사의 에버렛 공장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이 공장은 보잉사의 미국 내 공장 중 최대 규모다.

○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는 보잉 공장

보안견까지 동원된 철저한 보안검사를 거쳐 공장으로 들어서자 거대한 건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규모였다. 가로 1km, 세로 0.5km, 높이 76m로 에버렛 공장의 주조립 작업장으로 사용되는 이 건물은 세계에서 가장 큰 건물로 기네스북에 기록돼 있다.

건물 안에서는 보잉사의 새로운 747 기종인 ‘747-8 인터콘티넨털’ 여객기와 화물기 6대를 제작하는 공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거의 완성된 형체를 갖춘 화물기 3대 위에서는 엔지니어들이 마지막 마무리 작업을 한창 하고 있었다. 전선 연결 작업을 하던 한 직원은 “비행기 한 대에 길이 170마일(약 270km)의 전선이 들어간다”며 “이 작업을 할 때는 한순간도 다른 곳에 정신을 팔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편에서는 직원들이 여객기 2층 비즈니스석의 내부 인테리어 작업, 화물칸 내부에 방음재를 설치하는 작업, 날개 부분을 제작하는 작업 등에 매달려 구슬땀을 흘렸다. 데이비드 리스 대외관계 담당 부사장은 “엔지니어 3만 명이 8시간씩 3교대로 일해 이 공장은 하루 24시간 돌아간다”며 “747과 777시리즈는 한 달에 7대씩이, 767시리즈는 5대가 이곳에서 제작된다”고 말했다.

○ 옛 영광 재현 의지 다지는 직원들

주조립 작업장에서 500m 정도 떨어진 또 다른 건물 앞에는 전일본항공(ANA) 대한항공 캐세이패시픽 등의 로고가 새겨진 ‘787 드림라이너’ 여객기가 줄지어 서 있었다. 보잉이 2007년 7월 차세대 첨단 여객기로 야심차게 발표한 787 드림라이너는 857대의 사전주문이 들어와 이 부문 신기록을 세울 정도로 화제가 됐다. 하지만 테스트 비행 과정에서 결함이 발견돼 인도 시기가 수차례 미뤄졌고 작년 11월에는 시험비행 도중 기내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공장은 물론이고 보잉사의 사내 분위기는 흉흉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787 드림라이너의 결함 부분에 대한 해결책을 찾았고 인도 시기도 올해 3분기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때마침 지난달 미국 국빈방문에 나섰던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보잉사로부터 여객기 200대를 수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직원들의 사기는 최고조에 올랐다. 제이슨 유 보잉사 과장은 “중국과의 계약은 19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초대형”이라고 말했다.

보잉사는 금액 기준으로 미국에서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기업이다. 따라서 보잉사의 이 같은 분위기는 침체를 떨쳐내고 다시 성장의 길로 들어서려는 미국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747-8 공개 현장은 축제의 장

13일 에버렛 공장에서는 보잉사의 최근 상승 분위기를 보여주는 행사가 하나 열렸다. 신형 ‘점보제트’ 747-8 여객기를 공개하는 행사로 고객사 대표, 내외신 기자, 현지 정치인 외에 1만여 명의 직원과 가족이 참석해 한바탕 ‘축제의 장’이 연출됐다.

직원과 가족들은 대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록 음악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고 환호성을 지르며 1989년 747-400 이후 22년 만에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여객기의 탄생을 자축했다. 이들은 “747-8이 787 드림라이너와 함께 보잉사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보잉사 역시 이날 행사를 ‘다시 한 번 믿지 못할 일이 일어나기를(Incredible Again)’이라고 이름 붙였다. 인크레더블은 보잉 직원들이 747시리즈를 부르는 별칭이다.

팻 섀너핸 보잉사 상업용 항공기부문 총괄부사장은 “8은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에서 좋아하는 행운의 숫자여서 747-8로 이름 붙였고, 오늘 공개된 비행기 색깔도 종전까지 사용하던 파란색 대신 중국인들이 행운의 색깔로 여기는 주황색을 썼다”고 설명했다.

에버렛(워싱턴 주)=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동영상=A-380에 대항하는 보잉의 최첨단 747-8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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