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이집트]“軍 결국 국민편에 설것… 먼저 총쏜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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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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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주화운동 취재한 이집트 언론인 알앗즘 씨
종교지도자 가세도 중요한 변화… 한국처럼 민주주의 쟁취할 것

이집트는 물론 아랍권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유력 일간지 ‘알아흐람’의 만수르 아부 알앗즘 부국장(50·사진)은 31일 “머지않아 호스니 무바라크 체제는 무너질 것이며 군도 결국은 국민 편에 설 것”이라며 “이집트인들은 비로소 진정한 민주주의에 눈을 뜨고 있으며 결국 성취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여전히 정권을 내놓을 의향이 없는 것 같다.

“권력의 꼭대기에 있는 사람은 누구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는 1990년부터 1997년까지 중동 언론의 유일한 아시아특파원으로 도쿄에 주재하면서 한국의 민주화운동 역사와 성과를 직접 취재했다. 한국도 젊은이들이 군과 싸우면서 피를 흘리고 민주주의를 얻어낸 것이 아닌가. 이집트는 지금 가장 역사적인 순간을 맞고 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부통령직을 신설하는 등 개각을 단행하고 경제 살리기를 약속했는데….

“너무 늦었다. 그는 떠나야 한다. 떠나기를 거부하면 할수록 더 많은 사람이 피를 흘린다. 국가를 위해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

―군부의 태도가 관건인 것 같다.

“결국 국민 편으로 돌아설 것이라 본다. 역사적으로 이집트 군은 국민과 하나였다. 형제인 대중을 향해 한 번도 먼저 총을 쏜 일이 없다. 국민들이 군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군 역시 함부로 발포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시위대와 국민을 도와주고 민주화를 위해 나설 것이라 믿는다.”

―종교지도자들은 계속 무바라크 체제를 지지하나, 지식인들은 어떤가.

“변화의 움직임이 보인다. 오늘(31일)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종교 지도자들이 대거 나와 시위대에 합류했다. 알아즈 하르 종교대학 교수들과 학생들도 상당수 있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움직임이다.”

―민주화 시위가 성공한다면 다음 지도자는 누가 될 것으로 보나.

“엘바라데이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집트 민주화를 위해 바다를 건너온 그는 모든 야당과 시민사회, 반정부세력을 하나로 묶고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당장 서민층이 그에게 큰 지지를 보내지 않을지 몰라도 국민들은 그가 이집트 민주화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각오로 이 땅에 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탄타위 국방장관도 중요한 인물이다. 무바라크의 측근이기도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으며 큰 영향력을 가졌다. 나는 그가 국민을 위해 마지막에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

카이로=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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