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직무대행 쿡, 독설 따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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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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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무겁다” 경쟁제품 혹평


병가에 들어간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를 대신해 애플을 이끌게 된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사진)가 새 역할을 맡은 지 며칠도 안 돼 독설부터 쏟아내 눈길을 끌고 있다. 쿡 COO는 18일 실적 발표 자리에서 경쟁사 제품을 향해 ‘기괴하고’ ‘무겁고’ ‘증기(蒸氣)와 같은 것’ 등의 표현을 써 가며 강한 어조로 공격했다. 이는 독설로 유명한 잡스 CEO 못지않은 상당한 수위의 발언이다.

쿡 COO는 최근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라스베이거스 ‘CES 2011’에 선보인 태블릿PC들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을 받고는 아이패드의 경쟁 제품을 세 가지로 분류해 각각의 단점을 혹평했다. 우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운영체제(OS)를 쓰는 태블릿PC에 대해 “너무 크고 무겁고 비싸며 배터리 수명도 길지 않을 뿐 아니라 전용 펜까지 있어야 한다”면서 “우리가 보기엔 솔직히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으로 안드로이드 태블릿PC에 대해선 “OS가 사실 태블릿을 위해 디자인된 것이 아니다. 이는 구글도 인정한 것이다. 단순히 애플만 이런 생각을 가진 게 아니다”라며 “기본적으로 이는 크기만 키운 스마트폰으로 우리의 시각으로는 기괴한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구글의 새 OS인 안드로이드 3.0에 대해선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아 실체를 알 수 없는 증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또 “아이패드는 어느 누구와의 싸움에도 기꺼이 응할 수 있으며 대다수는 아이패드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쿡 COO의 발언은 “7인치 태블릿은 사망” “안드로이드 유저들은 도대체 무엇인가” 등의 독설을 퍼붓던 잡스 CEO의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일각에선 기자회견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쿡 COO가 후계자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발언 수위를 높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시장에서는 쿡 COO의 혹평에 대해 애플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삼성전자 제품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안드로이드 OS를 쓰는 갤럭시탭을 내놓았으며 차기 태블릿PC엔 윈도7 운영체제를 탑재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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