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반환점 도는 오바마… 첫 흑인대통령 2년 평가

  • 동아일보

건보-금융개혁 ‘절반의 성공’… 경제 살리기는 진행형

변화와 희망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출범한 버락 오바마(사진) 행정부가 20일로 출범 2주년을 맞는다. 건국 232년 만에 첫 흑인 대통령으로 미국 역사의 새 장(章)을 연 오바마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제가 곤두박질친 상황에서 취임하면서 “우리 앞엔 더 험난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지만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고 다짐했었다.

취임 직후부터 7870억 달러를 쏟아 부은 경기부양책을 추진하며 전력을 기울였던 경제 살리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기업 및 소비자 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섰고 주가지수 등 경기지표는 오랜 경기침체에서 탈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실업률은 9%대를 유지하고 있다.

2001년 9·11테러 이후 10년째 지속되고 있는 ‘두 개의 전쟁’ 중 이라크전쟁에서는 지난해 8월 31일 전투임무 종료를 선언했다. 여전히 이라크에 미군을 주둔시켜 치안 유지나 군대 양성을 돕고 있지만 올해 말까지 모든 병력을 철수한다는 것이 기본 계획이다.

최대의 국내 정치 어젠다인 건강보험개혁과 금융개혁도 입법화에 성공했다. 건강보험개혁은 ‘티파티’로 대변되는 두꺼운 보수층의 강력한 저항을 뚫고 이뤄냈고, 금융개혁도 기득권층인 월가의 엄청난 입법 반대 로비에 맞서 얻어낸 정치적 승리였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밀어붙인 일련의 개혁조치는 보수층과 일부 무당파층을 중심으로 한 민심의 이반을 가져왔다. 그 과정에서 국론 양분과 정치 혐오, 이념의 양극화가 심화됐다. 2009년 정권 출범 초기 70%를 넘었던 국정수행 지지도는 현재 5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오바마 2년을 지내면서 한미동맹은 사상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 타결로 명실상부하게 포괄적, 전략적 동맹의 토대를 완성한 양국 관계는 북한의 안보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으로 더욱 심화됐다.

한편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애리조나 총격사건 희생자 추모식이 끝난 것을 계기로 오바마 대통령과 입법전쟁을 벌일 태세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체류 기간인 18일과 19일 건강보험개혁법 폐지안 토론을 열고 찬반투표를 하겠다고 했다. 또 중간선거 당시 대표 공약이었던 정부지출 대폭 삭감을 강행해 오바마 행정부가 2년 동안 키워 온 ‘거대 정부’를 손보겠다고 벼르고 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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