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커창(李克强·사진) 부총리는 4일부터 10일까지 스페인 독일 영국 3개국을 돌며 잇달아 대규모 계약을 체결해 ‘금력(金力) 외교’를 과시했다.
홍콩 원후이(文匯)보에 따르면 리 부총리는 120여 명의 기업인과 함께 9일 영국 에든버러에 도착해 10일 런던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회담했다. 양측은 리 부총리의 방문 기간에 금융 에너지 기후변화 등 15개 분야에서 46억6800만 달러의 협의와 계약을 진행했다.
앞서 리 부총리의 3일간의 독일 방문 기간에는 자동차 구매, 금융, 에너지 등 11개 분야에서 87억 달러에 이르는 합의 및 계약 체결이 이뤄졌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우훙보(吳紅波) 주독 중국대사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리 부총리는 첫 순방국인 스페인에서도 금융 에너지 운수 통신 등의 분야에서 75억 달러 규모의 사업계약을 체결해 이번 3개국 순방 중 200억 달러 이상의 거래가 이뤄졌다. 리 부총리는 재정위기에 직면한 스페인의 국채 80억 달러어치를 추가로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것으로 스페인 언론이 보도했다.
리 부총리는 이번 순방 중 방문국에 도착하기 전 방문 국가 주요 신문에 실명 기고문을 실어 분위기를 잡는 등 방문 효과를 높이는 ‘신문기고 외교’를 선보였다. 리 부총리는 스페인 도착 하루 전인 3일 일간신문 엘 파이스에 “중국은 유럽 금융시장의 장기적 발전에 대해 믿음을 가지고 있다. 특히 스페인에 대해서는 금융시장의 안정뿐 아니라 정부의 조치에 대해서도 신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방문 하루 전인 5일 쥐트도이체차이퉁에는 ‘중국은 보다 개방된 자세로 세계를 향한다’는 글을 실었으며 9일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에서는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주요 국가로서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을 것이며 국제사회는 중국의 성장을 두려워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리 부총리 순방 기간인 7일 홈페이지에 “유럽 국채를 신뢰하며 계속 살 것”이라며 재정난을 겪는 유럽 경제의 소방수를 자처했다. 하지만 독일의 희토류 수출을 완화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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