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신화통신 제기 ‘미소곡선 이론’… “中무역흑자는 과장… 이윤 대부분 외국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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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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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맡긴 아이팟 수출때 中업체 1대당 2달러 받지만 中수출액 150달러로 집계

중국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무역흑자와 외환보유액 등으로 위안화 절상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관영 신화통신이 방어 논리로 ‘미소(微笑)곡선 이론’을 제기했다. 신화통신은 3일 ‘중국 무역흑자 과장의 진실’이라는 기사에서 왜 중국의 수출 흑자가 속 빈 강정인지를 분석했다.

미소곡선이란 한 제품에서 얻는 이윤은 제품의 초기 연구개발자와 최종 판매자 양측에는 높고, 중간 단계에서 단순 조립 생산하는 업체의 이윤은 최하위라는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미소 짓는 입 모양의 양쪽이 올라가고 가운데가 내려가는 형상을 빌려 표현했다.

중국공정원에 따르면 미국 애플사의 소매가격 299달러의 ‘아이팟 MP3’의 경우 전통적 무역통계 방식으로는 중국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미국에 수출되면 대당 ‘중국의 대미 흑자’가 150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지만 중국 업체가 조립 생산으로 받는 돈은 대당 2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반면에 아이팟 MP3의 실제 이윤은 주요 부품을 생산하는 한국이나 일본 업체, 그리고 소프트웨어 개발과 제품 설계를 맡은 애플 등이 가져간다는 것. 공정원의 고위연구원인 니광난(倪光南) 씨는 “이 같은 ‘아이팟 현상’은 중국산 정보기술(IT) 제품에서 두루 나타난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의 OEM 평균 이윤율은 3%가량이라고 신화통신은 업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장쑤(江蘇) 성 쑤저우(蘇州)공업원구의 컴퓨터 제조업체 웨이촹리(偉創力)의 경우도 이윤율이 최근 몇 년 사이 부쩍 높아져 15%가량이 됐지만 이 회사 제품을 판매하는 다국적 업체의 이윤율은 50∼60%로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대외경제연구소 장옌성(張燕生) 소장은 “중국의 무역흑자가 크다지만 중국은 주로 단순 조립을 맡아 이윤은 대부분 다국적 기업들이 가져간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까지 무역흑자는 1704억 달러지만 이 중 외국기업 몫이 1125억 달러에 이른다.

장 소장은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에 투자해 설립한 공장에서 미국 업체의 주문을 받아 생산한 제품이 미국에 수출되면 ‘중국의 대미 수출’로 집계되지만 제품의 실제 주인은 미국 업체이고 이윤의 대부분도 제품 개발이나 판매 업체에서 가져가는 것처럼 중국의 무역흑자에는 허구가 많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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