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핵잠수함 작년 美-日 해양감시라인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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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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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점 노려 괌까지 간듯… 농락당한 美-日초긴장

중국 해군의 핵잠수함이 지난해 일본 규슈와 대만, 필리핀을 잇는 제1열도선을 별다른 제지도 받지 않고 돌파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지난해 12월 31일 보도했다. 제1열도선은 동서 냉전 당시 미국 일본 등 서방 측이 옛 소련 중국 북한 등 공산권을 봉쇄하기 위해 설정한 해양 감시선이다. 중국은 제1감시선을 돌파하는 것을 전략목표로 삼아왔고 이를 해·공군의 작전구역인 동시에 유사시 대미 전략방위 라인으로 삼아왔다.

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 원자력잠수함은 지난해 2월경 제1열도선 가운데 오키나와(沖繩) 서남쪽 300km에 있는 미야코(宮古) 섬과 일본 최서단의 요나구니(與那國) 섬 사이를 미국과 일본의 감시망에 걸리지 않고 돌파했다. 이 원자력잠수함은 중국 칭다오(靑島)를 출발해 괌 인근까지 진출한 것으로 보이지만 미일 정부는 이를 탐지하지 못했다. 중국 원자력잠수함이 제1열도선을 제지 받지 않은 채 돌파한 것은 처음이며 미일 정부는 경계망에 구멍이 뚫린 데 충격을 받고 중국 잠수함에 대한 감시 강화에 착수했다.

중국 원자력잠수함은 2004년에도 일본 영해를 침범한 적이 있지만 당시엔 그 잠수함이 항구를 출발할 때부터 미국 인공위성이 사전에 파악했고 미국 원자력잠수함과 일본 해상자위대 P-3C 초계기가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었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원유가격 급등 등의 영향으로 일본 정부가 P-3C 초계기의 비행 횟수와 감시포인트를 줄였다. 중국군은 정찰활동으로 P-3C 등의 감시상황을 정확히 파악한 후 허점을 뚫었다는 게 이 신문의 분석이다.

더구나 지난해 중국군에 뚫린 해역은 수심이 얕아 대형 원자력잠수함이 다니기 어렵다는 점에서 중국 해군이 인근 해저지형을 철저히 파악했을 것이란 추측도 가능하다. 중국은 2020년까지 일본의 이즈(伊豆) 반도와 괌, 사이판을 연결하는 제2열도선까지 방위라인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더욱 긴장하는 이유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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