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남중국해서 인접국 섬 탈취 훈련”

  • Array
  • 입력 2010년 12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아사히 “공습 → 상륙 → 美항모저지 3단계 작전계획 확인”
군사력 과시로 영유권 분쟁 우위 확보… 아세안-美 ‘긴장’

중국군이 동남아시아 국가와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인접국이 실효 지배하는 섬을 상륙·탈취하는 작전계획을 세워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아사히신문이 30일 보도했다. 현시점에서 이 작전계획이 실행될 확률은 낮지만 이 같은 계획 수립을 통해 압도적인 군사력을 과시함으로써 외교협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광저우군구가 지난해 초 작성한 작전계획에 따르면 △공군과 해군 항공부대가 합동으로 상대국 본토의 군항을 기습해 항만시설과 함대를 폭격하고 △1시간 내에 상대국의 전투능력을 빼앗은 뒤 △헬기 4대를 탑재할 수 있는 중국군 최대의 함정(1만8000t급)을 동원해 목표로 하는 섬에 상륙하며 △동시에 북해와 동해 함대의 주력부대가 미국의 항공모함 진입을 저지하는 것으로 돼 있다. 중국군은 이 작전계획을 세운 뒤 남중국해에서 이미 대규모 훈련을 실시했다고 한다. 지난해 5월엔 공군과 해군 항공부대의 폭격훈련이 있었고, 올해 7월에는 남해 북해 동해의 3개 함대가 합동훈련을 했다.

이 훈련은 주력함대의 절반이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로 최신 폭격기와 대함 미사일도 동원했다. 훈련에 참가했던 광저우군구 관계자는 “미군의 항공모함을 격파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올 11월에는 약 1800명의 중국 해군부대가 남중국해 섬에 기습 상륙하는 것을 가정한 실탄훈련도 했으며, 이례적으로 75개국의 중국 주재 대사관 무관 등 273명이 참관했다고 한다.

중국은 남중국해를 ‘핵심적 이익’ 지역으로 분류해 권익 확보 움직임을 활발히 벌이고 있어 아세안 국가와 미국의 우려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신문은 영유권을 다투는 남중국해의 난사(南砂·스프래틀리)군도와 시사(西砂·파라셀)군도에는 중국이 8개, 베트남이 28개, 필리핀이 7개 섬을 실효 지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의 남중국해 작전계획이 향후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문제에서의 강경자세로 연결될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