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디부아르 유혈사태 계속… 주민 수만명 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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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와타라 지지자들… 라이베리아로 속속 탈출
외교부, 현지교민 철수권고

최근 대선 이후 남북 간 내전 양상을 보이는 코트디부아르에서 무력충돌이 잇따르면서 주민들이 이웃나라인 라이베리아로 대거 피신하고 있다.

26일 영국 BBC방송은 유엔난민기구(UNHCR)의 발표를 인용해 현재까지 약 1만4000명이 라이베리아로 넘어 갔다고 보도했다. UNHCR는 피란민이 3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국경을 넘은 주민 대다수는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 알라산 와타라 전 총리의 지지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투마타 르젠카바 UNHCR 대변인은 “지난달 대선 이후 코트디부아르를 떠난 피란민의 대다수는 서쪽 지역 주민”이라며 “이들은 정쟁의 불안이 더 큰 폭력사태로 번질 것을 우려해 며칠씩 걸어서 탈출했으며 지금도 행렬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여성과 어린이, 노약자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대선 이후 폭력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200명에 육박한 상황. 로랑 그바그보 현 대통령이 자신이 패배한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재취임을 강행하면서 2명의 대통령과 지지자 간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2002년 당시 내전이 재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시에라리온과 카보베르데, 베냉 등 서아프리카 3개국 대통령은 28일 코트디부아르를 방문해 그바그보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그바그보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을 경우 군사력을 사용해 축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그바그보 대통령은 “무력을 앞세운 주권 침해”라고 반발하며 사임 요구를 일축했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코트디부아르에 있는 현지 교민들에게 긴급한 용무가 아닌 한 철수를 권고했으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탈출 계획을 마련한 상태라고 26일 밝혔다. 현지에 체류하는 교민들은 사업가와 선교사 등 모두 150여 명이다. 코트디부아르에 대한 여행경보단계는 2단계(여행유의)에서 3단계(여행제한)로 상향조정됐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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