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팬암기 폭파범 압델바세트 알메그라히가 지난해 8월 스코틀랜드 감옥에서 전격 석방된 것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리비아 정부의 강력한 위협에 영국이 굴복했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7일 공개된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리비아인인 알메그라히가 스코틀랜드 감옥에서 숨지면 리비아가 영국의 국가이익을 해치는 가혹하고도 즉각적인 보복에 나설 것을 심각하게 우려했다.
당시 리비아는 카다피 원수까지 나서 “알메그라히를 석방하지 않으면 영국과의 모든 무역거래를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보도했다. 또 리비아 내 영국인이 위험해질 수 있으며 자국 내 영국 관련 시설에서 반영(反英) 시위가 벌어질 것이라는 위협도 받았다.
특히 영국은 리비아가 2008년 스위스에 했던 것처럼 영국을 찍소리 못 하게 만들 것을 걱정했다고 전문은 전했다. 당시 리비아는 카다피 원수의 아들이 스위스에서 체포된 데 반발해 스위스은행에서 수십억 달러를 인출하고 석유 공급을 끊었으며 비자 발급을 거부하고 외교관을 소환했다.
이에 놀란 스코틀랜드 정부는 지난해 8월 말기암 환자인 알메그라히가 앞으로 3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이유를 들어 전격 석방했다. 알메그라히는 1988년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폭발한 팬암기 사건과 관련해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미국이 강력 반발했으나 알메그라히는 리비아로 돌아가 영웅 대접을 받았고 여전히 생존해 있다. 영국 정부는 이에 크게 안도했으며 알메그라히가 5년 더 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3개월 시한부 인생은 ‘가짜 명분’이었던 셈이다.
“사우디 왕족 비밀파티서 매춘부와 술-마약 즐겨”
한편 ‘이슬람 율법의 나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왕족들이 매춘부와 함께 술과 마약이 흘러넘치는 파티를 은밀히 즐긴다는 사실이 외교전문을 통해 공개됐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사우디 지다 주재 미국영사관이 보고한 외교전문에 따르면 지난해 한 왕자가 마련한 파티에 이슬람 율법에서 엄격히 금지하는 각종 술이 넘쳤고 필리핀 바텐더가 밀주로 펀치칵테일을 선보였다는 것. 파티 참석자 중 상당수는 성매매 여성이라는 말을 전해 듣기도 했다고 전문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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