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베탕쿠르 스캔들 모녀, ‘거래’ 같은 화해로 종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7일 00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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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알 그룹 대주주로 프랑스 최고 여성부자로 꼽히는 릴리안 베탕쿠르 씨(88)와 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 씨 사이의 볼썽사나운 재산 다툼 드라마가 6일 막을 내렸다. 양측 변호인은 공동 성명을 통해 "베탕쿠르 모녀는 법적 분쟁을 끝내고 화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베탕쿠르 여사도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제 미래를 함께 맞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딸 프랑수아즈 씨는 "마침내 가족의 평안을 되찾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3주간 비밀리에 화해를 중재해온 변호인들은 "모녀의 갈등이 끝나는 데 3년의 기간이 걸렸지만 이들은 다시 하나가 됐다는 데 매우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녀는 이날 밤 화해의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딸 프랑수아즈 씨는 모친에게 법정 후견인을 지정해달라고 냈던 소송을 취하키로 했다. 또 지난해 말 모친의 친구인 프랑수아 마리 바니에 씨에 대해 모친의 재산을 편취한 혐의로 제기했던 소송도 철회하기로 했다. 딸이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며 최근 맞소송을 냈던 모친 베탕쿠르 여사도 고소를 취하할 계획이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알려진 양측의 합의 내용을 보면 화해라기보다는 진흙탕 싸움을 덮기 위한 '거래'의 냄새가 더 짙다. 우선 베탕쿠르 여사는 본인이 원할 때까지 로레알 그룹의 지주회사 회장 자리를 계속 맡을 수 있게 됐다. 정신 건강에 문제가 없음을 대외에 알릴 수 있게 된 것.

딸 입장에서는 남편 즉 사위 장 피에르 메이에 씨가 지주회사의 최고경영자를 맡아 로레알 경영의 전면에 나서고 이들의 20대 초반의 두 아들이자 베탕쿠르 여사의 손자들이 지주회사의 감독위원회에 들어감으로써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

한편 그간 160억 유로에 이르는 베탕쿠르 여사의 천문학적인 재산 관리를 책임졌던 드 메스트르 씨는 올해 말로 자리를 그만 두기로 했다.

파리=이종훈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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