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플레 때문에…

  • 동아일보

후진타오 “경제기조 이완서 신중으로”
2년만에 정책 전환… 금리 더 올릴듯

중국의 치솟는 물가가 임금 인상과 수출품 가격 상승 등의 과정을 거쳐 세계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차이나플레이션(차이나+인플레이션) 잡기에 나섰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3일 정치국 회의를 열어 경제정책 기조를 ‘이완 정책’에서 ‘신중한 정책’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무원은 10일부터 12일까지 중앙경제공작회의를 갖고 이런 틀 내에서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런 정책 기조 전환은 2008년 12월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이완된 금융정책’을 축으로 내수 진작 등을 통해 성장에 집중하던 것에서 인플레이션 억제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평가했다. 약 2년 만에 정책 방향이 원위치한 셈이다.

이에 따라 올해 내로 10월에 이어 추가로 금리가 인상되고 은행의 지급준비율 상향 조정 등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내년에는 은행 대출 총액도 올해보다 15%가량 줄어든 6조5000억 위안 정도가 될 것이라고 차이나데일리는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 나선 것은 최근 물가 관련 지수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4.4%로 25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산업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구매자관리지수(PMI)도 11월 55.2로 4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PMI는 50을 넘으면 산업이 활황 국면이 될 것을 의미한다.

다만 중국 경제가 인플레 억제에 나서면서 성장동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이와 관련해 중국 당국은 통화정책은 긴축 모드로 전환하되 ‘적극적 재정정책’ 기조는 여전히 유지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실업률이 높아지는 것을 막기로 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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