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기적의 생환’ 영화로 만든다면… 할리우드 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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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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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지주 고메스役엔 로버트 드니로-알 파치노”

다양한 성격과 배경의 등장인물은 정해졌다. 무대는 지하 700m 폐쇄된 공간. 악당은 광원 안전에 등 돌린 광산회사다. 거대한 암반이 무너지는 스펙터클에서부터 감동의 피날레까지…. 칠레 산호세 광산에서 벌어진 ‘운명의 69일’에 군침 흘리지 않을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는 드물 것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4일 이번 사고와 구조를 영화로 만든다면 어떤 모양새를 취할지 영화 관계자들에게 물었다.

2001년 9·11테러 당시 테러범들이 추락시킨 여객기 유나이티드항공 93편의 실화를 다룬 영화 ‘유나이티드 93’의 캐스팅 담당 댄 허버드 씨는 “정신적 지주였던 최연장자 마리오 고메스 역에는 배우 로버트 드니로나 알 파치노가 알맞다”고 말했다. 실화인 만큼 실제 광원들과 용모가 비슷한 남미계 할리우드 배우가 대거 나올 듯하다고 점쳤다.

1993년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영화 ‘크라잉 게임’의 제작자 스티븐 울리 씨는 “광원들이 지하에서 어떻게 지냈느냐보다 구조된 뒤 이들에게 벌어질 일을 보여주는 게 더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땅속 삶은 실시간 동영상과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라는 것. 울리 씨는 “매몰 그 자체에 대한 영화는 최악”이라며 “지금 당장 영화를 만들기보다 10년 뒤 이들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추적해 보여주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고 주장했다.

공포영화 ‘디센트 2’의 각본을 쓴 영화감독 J 블레이크슨 씨 역시 광원들이 폐쇄된 공간에서 어떻게 살았는지는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고 봤다. 그는 “오히려 살지 죽을지 가늠하기 어려웠던 최초의 17일이야말로 최적의 이야기 소재”라며 “여기에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사람과 포기한 사람 간의 갈등과 충돌이 내재돼 있기 때문에 인간의 내면을 심도 있게 드러낼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

어떻게 영화를 만들든 암반이 무너져 갱도가 막히는 장면이 빠지기는 어렵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특수효과를 맡은 바니 커노 씨는 “스크린에서 광산이 무너지는 장면을 실제처럼 묘사하기란 매우 어렵다”며 “결국 컴퓨터그래픽(CG)으로 사람과 바위를 연출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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